지렁이의 ‘무한변신’
래원:연변일보      2019-09-02 16:25:00

얼핏 보기엔 한이랑 한이랑 정연하게 다듬어진 농경지, 그러나 유난히 검은색을 띠는 흙을 한줌 뚝 떼어내니 지렁이가 우수수 떨어진다. ‘지렁이 반 흙 반’이였다.

8월 30일, 돈화시 강남진 오간방촌에 위치한 장홍지렁이양식유한회사의 지렁이양식기지, 코를 찌르는 소똥냄새가 아니였다면 자칫 텅 빈 농경지로만 오해받았을 것이다.

장홍지렁이양식유한회사 법인대표 상광호.

“지렁이 자람새가 좋습니다. 번식률도 높구요. 보통 한달에 한배가량씩 개체수가 늘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겨울엔 동면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다시 살아납니다.” 장홍지렁이양식유한회사 법인대표 상광호(28세)씨의 설명이다. 

지렁이양식업에 종사한 지 3년에 달한다는 상광호씨는 이곳 오간방촌 기지외에도 돈화시 따푸차이허진과 길림 서란 두곳에 양식기지를 두고 있다. 기지당 면적은 1.3헥타르인데 오간방촌 기지에서만 4월부터 11월초까지 총 여섯차례에 나누어 3500~4000킬로그람의 지렁이를 ‘수확’할 수 있다. 이렇게 ‘수확’된 지렁이는 약공장과 어구점, 드렁허리 양식장 같은 양식기지에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이곳 오간방촌 기지의 양식 이랑은 길이가 60메터인데 지렁이와 지렁이 배설물, 그러니까 유기비료 토양까지 합쳐 이랑당 해마다 약 1만원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총 45이랑이니 수입이 쏠쏠하다 할 수 있죠. 돈이 되니 저도 이렇게 오래 견지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 상광호씨의 솔직한 말이다. 지렁이 양식 주기를 좀 더 늘이기 위해 돈화시 현유진 풍산촌에 양식하우스도 건설했다고 부언했다.

이날 동행한 록항농업과학기술유한회사의 허원일(36세) 사장은 훈춘시와 안도현을 제외한 6개 현(시)에 총 13개 지렁이 양식기지를 두고 있다. 주내에선 최대 규모란다. 그런 그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지렁이를 리용한 화장품과 일용품 개발이다.

“지렁이단백은 한통에 3000~4000원을 호가하는 고급 단백질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선 지렁이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허원일 사장은 현재 기업에서 추진하는 지렁이 샴푸, 비누, 클렌징폼 등 제품이 개발 막바지에 들어갔다며 돌아오는 9월 20일에 개최될 예정인 국제농업박람회에 출시할 목적으로 천연토룡 브랜드도 등록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사료, 비료, 미끼, 약재 그리고 화장품과 일용품까지… 지렁이의 ‘무한변신’에 ‘짤랑’ 돈 들어오는 소리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