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180여명 로병사 사진으로 기록 남겨
래원:연변일보      2019-06-11 15:41:00

연길시새세대관심사업위원회 부주임인 리장삼(64세)은 3년 동안 176세대 로병사 가정을 방문하여 180여명 로병사들에게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로병사들에게 시간은 너무 소중한 것입니다. 이 일을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더 많은 로병사들의 사진과 사적을 남길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고 말하는 그는 로병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로병사의 이야기를 듣고 기념사진을 찍어주면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사진을 찍기 전 강태선 로병사에게 군복을 입혀주고 있는 리장삼의 모습.

“이 폴더는 저의 보물입니다. 여기에 180여명 로병사들의 사진과 사적들이 저장되여있습니다.”

지난 3일, 연길시새세대관심사업위원회 판공실에서 만난 리장삼은 컴퓨터에 저장된 폴더를 열어보이면서 자랑스레 말했다. “이 분은 연변대학 부근에 살고 있는 왕서곤 로병사인데 제가 제일 처음으로 사진을 찍어드린 로병사입니다. 그때가 아마 2016년 11월말쯤이였을 겁니다.” 사진을 찍은 장소와 로병사의 성함으로 명명되여있는 빼곡한 폴더 속에서 ‘왕서곤’이라고 표기된 폴더를 열면서 리장삼은 “왕서곤 로병사는 료심전역과 평진전역에 참가했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당시 로병사는 86세였는데 저를 아주 반갑게 맞아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고 말했다. 리장삼이 보여준 사진 속 왕서곤 로인은 앞가슴에 훈장이 달린 군복을 입은 멋진 모습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로병사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서숙자의 영향과 도움이 큽니다.” 2012년, 퇴직 후 새세대 관심 사업에 뛰여든 리장삼은 일 때문에 로병사 사적을 수집하고 있는 서숙자 로인을 알게 되였다. “서숙자는 많은 로병사의 사적을 수집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문자로만 기록했을 뿐 로병사의 사진은 제대로 보관되지 못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리장삼은 그때부터 직접 디지털 카메라를 메고 서숙자 로인과 함께 다니며 로병사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매번 사진을 인쇄하여 액자를 만들어 로병사들에게 가져다 드리는데 사진 속 군복 입은 본인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로병사들도 있었습니다. 사진 한장이 로병사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는 리장삼은 로병사들에게 더욱 좋은 사진을 선물하기 위하여 연길시로년대학 촬영반에서 전문적인 공부까지 했다. 그런 부단한 노력으로 샤타 누를 줄만 알았던 촬영 ‘문외한’으로부터 ‘전문가’가 다된 그는 “진정으로 로병사들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로병사들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2015년 북경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 승리 70돐 열병식에 길림성의 6명 로병사가 참가했습니다. 그중 2명은 우리 주내 로병사여서 인차 찾아뵙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연변주외 4명의 로병사는 찾는 데만 몇달이 걸렸습니다.” 리장삼은 가장 멀리 갔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통화시의 진동안 로병사를 만난 당시를 회억했다. “4명의 로병사를 찾기 위하여 정말 무턱대고 성 민정청에 전화도 해보고 지인을 통해 알아보군 했습니다. 몇달간 수소문하여 끝내 진동안 로인 자녀의 련락처를 알아냈고 동의를 받은 후 그 길로 통화로 향했습니다. 취재중 진동안 로인이 70년 전 새 중국 창건 당시 병사로 열병식에 참가했었는데 70년이 지난 후 로병사로 다시 열병식에 참가한 뜻깊은 사연을 듣게 되였는데 정말 가슴이 너무 벅차도록 기뻤습니다.” 장장 7시간 동안 뻐스를 타고 만난 진동안 로병사의 이야기를 들은 리장삼은 피곤도 잊은 채 로병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더욱 정성껏 카메라에 로병사의 모습을 담아냈다.

컴퓨터 폴더 속에 저장된 180여명 로병사들의 성함과 이야기를 줄줄이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리장삼은 매 한명의 로병사들에게 정성을 몰부었다.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봐온 동료 박철원은 “로병사들에 대한 리주임의 애정과 열정은 정말 탄복스럽습니다.”며 엄지를 척 내보였다.

“저도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로병사들에 대한 애착이 조금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는 리장삼은 “제가 로병사들의 사진을 찍는 것은 우리 후대들에게 로병사들의 불굴의 정신과 사적을 남겨주고 싶어서입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로병사의 이야기를 알고 기억하도록 하기 위하여 제가 지금껏 찍은 126명의 로병사 사진으로 화첩을 출판하여 각 학교와 관련 단위에 나눠줄 타산입니다.”며 올해 10월에는 대형 사진전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