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같은 차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9-04-10 16:12:00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아침에 깨니 북경의 아침은 비가 구질구질 내린다. 다행이 알람보다 반시간 먼저 기상해서 서둘지 않고 택시를 타고도 푼푼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5분만 늦게 출발해도 엄청난 차이로 막히는게 북경교통이다. 하물며 비오는 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원래 출장 때마다 함북방언으로 “새도래”라서 일찍 나오지 않으면 시름이 안 놓인다. 3시간을 먼저 도착할지언정 3분을 늦지 말자는게 내 원칙이다.

아니나다를가 일행의 2명은 시간을 딱 맞춰서 아슬아슬하게 탑승구에 도착한다. 먼저 온 사람들은 그제나저제나 설마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하겠지 하며 속을 조이며 시계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들이 빠듯하게나마 늦지 않게 도착하자 칭찬한다.

“참 저 배포가 부럽다.”

북경에서 아침 5시에 깼는데 운남성 보이시에 도착하니 오후 5시다. 보이시라면 잘 모르실 수 있는데 한어로 “푸얼차”는 익숙하실거다. 마치 북경의 망경보다는 “왕징”이 더 귀에 익숙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망경이라면 누가 알아듣냐며 왕징이라고 하자는 후배들도 있다. 그러나 알아듣지 못하면 알아듣게 해야 하고 알아들을 때까지 반복하여 사용해야 하는게 관영 매체의 의무이고 사명이다.

곤명에서 보이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덩치 큰 외국인을 만났다. 원래 작은 비행기라 걸상사이 간격도 여느 비행기보다 좁다. 그 외국인은 겨우 비비고 들어가 앉기는 했는데 옆에서 바라보는 내가 더 불편하다. 앞에 보니 1등석은 몇개 비였건만 1등석을 사지 않은 외국인의 문제인지 1등석을 사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 자리에 안내를 할 수 없다는 승무원들의 원칙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정이 참 딱했다. 거기에다 안전띠 둘레가 모자라니 또 어디선가 안전띠를 하나 더 가져다 이어서 착용하게 한다. 걸상도 좁고 안전띠도 짧다. 불쌍한 려행이지만 도와줄 수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운남은 여러번 왔지만 보이시는 처음이다. 공항은 시내와 붙어 있어서 차가 15분을 달리니 호텔이다. 저녁 집합시간까지 잠깐 시간이 나서 호텔 주변을 둘러보니 기후가 기후인지라 여기저기서 꽃들이 산뜻하다.

전에 역시 운남의 덕굉이란데를 다녀온적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집을 사서 거기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 정도로 살기 좋은 고장이였다. 이곳은 첫 인상에 덕굉보다는 유혹적이 아니였지만 조용하기는 둘째가라면 섭섭하다. 현지인들하고 물어보니 시구역 인구가 20만명밖에 안된단다. 지구급 시의 수부도시에 20만이면 아주 적은 인구다. 2016년 인구통계로 보이시 산하 1개구 9개 현의 인구를 합치면 260만명을 좀 웃도는 것으로 집계 됐다. 그런데 앞으로 현마다 모두 공항을 하나씩 둔단다. 이미 세번째 공항은 건설중에 있다. 란창강과 메콩강을 끼고있고 라오스, 윁남, 먄마와 잇닿은 전략적 지리우세에 힘입은 교통전략으로 리해해야 될 것 같다.

떠날 때 을씨년스러웠던 북경의 날씨와는 달리 이곳은 최고 기온 30도의 쾌청한 날씨다. 지형 특성상 구름이 아주 가까이에 있어 보인다. 서장처럼은 아니지만 간혹 저녁에 호텔에서 경미한 고원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단다. 저녁 식사후 잠깐 높은 지대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니 야경은 길림성 연길시보다 많이 못하다. 그래도 여러가지 나무들이 우거져서 록화는 몹시 부러운 도시다. 생물 종류가 다양하기로는 전국적으로 첫손 꼽히는 곳이다. 그래서 차와 커피가 유명하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액체가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선택하라면 차를 마시는게 낫다.

그래서 찾은 차집인데 탁자부터 규모가 다르다. 열몇이 동시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을만큼 큰 탁자가 덩그렇게 놓여있는데 통나무로 만들어졌다. 주인하고 물으니 라오스 무슨 나무로 만든거란다. 차는 오룡차 외의 중국의 차 종류가 다 나오는데 차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조금은 끌리는 맛들이 여러가지로 교차한다. 내가 차를 마시지 않는 리유는 이리저리 처음에 씻어버리는 절차가 귀찮다. 그냥 그대로 떠마시는 끓인 물이 아무 절차도 거치지 않고 간편하고 또 순수한게 좋다. 물론 수박도 씨를 뱉어내기 싫어서 먹지 않는다는 친구에 비하면 나는 그렇게까지는 귀차니즘이 아니다.

사람은 하던대로 살아야 한다. 마시지도 않던 차로 분위기를 잡고 보니 호텔에 돌아왔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조금전 차를 마실 때 혹시 차도 커피와 마찬가지로 잠을 설치게 하는 효능이 있냐고 물었는데 차에 따라 다르다고 하더니 결국에는 똑같은 통속인거다. 그래서 다행이 이튿날 아침에 쓸가 어쩔가 고민했던 위챗을 새벽에 완성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시간에 쫓기며 쓰기보다는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모든 일에는 나쁜점이 있으면 좋은 면도 있는 법이다. 새벽 늦게라도 다 완성해놓고 편안하게 자는 잠하고 아침에 명심해 깨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걱정을 념두에 두고 자는 잠은 숙면도가 다르다.

전에 한국의 한 선배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에게 시간을 한정해서 각기 등산놀이를 보냈다. 주어진 시간에서 반은 놀 수있고 반은 등산을 해야 한다. 그랬더니 한국인은 먼저 산기슭에서 실컷 논 다음 등산을 시작했고 일본인은 먼저 등산을 하고 나중에 산정상에서 휴식을 즐겼다. 중국인은 두가지 경우가 다 아닌 산정상을 넘어가서 산 저편에서 차를 마시며 자신의 여유를 보냈다.

나는 일에서만은 세번째 경우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뒤에 뭔가 걸려있으면 수시로 그일이 머리에 떠올라서 다른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출근할 때 문을 잠궜다가도 다시 열고 가스불을 확인하고서야 시름놓듯이 일을 충분히 마무리했다 하더라도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

강박증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동시에 완벽에로 다가서게 하는 동전의 량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