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다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8-06-07 16:56:00

대학입시 날에는 보통 비가 왔다. 그런데 오늘은 참 화창하네. 구름도 적당히 떠있고 학생들이 상쾌한 심정으로 시험장에 갈수있는 좋은 날씨다. 내가 시험을 볼 때는 어쩌면 그렇게 비가 오던지...

한국은 병역제가 있어서 대학에 갔다가도 중간에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갔다가 다시 복학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편입생이라고 한다. 또 전학이나 대학입시에서 재수 삼수로 편입하는 경우도 있다.

편입생을 나는 일찍 경험했다. 시골 중학교를 다녔는데 그때 학과체제로는 초중 2학년이면 물리과가 하나 늘고 3학년이면 화학과가 늘어난다. 그때 아버지는 무슨 이단사설에 넘어갔는지 2학년에 처음 생긴 물리과를 한번 더 공부한 다음 3학년에 가면 기초가 튼튼하단다. 그래서 나를 초중 2학년을 두번 다니게 했고 나는 아래 학년에 편입하게 되였다. 아버지의 선견지명이라 할가 아버지가 나를 일부러 2학년을 한번 더 다니게 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2학년을 두번 다닐수 밖에 없는 운명이였다. 왜냐하면 2학년을 두번째로 다니던 도중에 3학년이란 학급이 없어졌다. 원인은 지금도 모르겠으나 하여튼 초중이 2학년까지만 있는 중학교가 돼버렸다. 시골학교는 시골학교였다. 그래서 나도 2학년 후학기부터는 도시 학교로 전학하면서 일년에 두번 편입생이 되는 영예를 지니게 됐다. 그 뒤에도 두번 더 있었지만 명예보존의 견지에서 두번만 언급하려 한다.

아래 학년에 편입돼 한학년 아래인 학급생들과 같이 다닌다는 것이 자존심 문제도 있고 여러가지로 쉬운일이 아니였다. 그 뒤로 나는 다른 여러가지 경우의 편입생들을 많이 경험했다. 다른 도시에서 온 학생이 있었는데 나이가 좀 있었고 성격이 활달하고 돈도 잘 썼다. 나의 맥주 계몽선생이기도 하다. 중학생이 술을 마시면 안되지만 공소시효과 지났으니 량심선언을 하는 거다. 그 때는 선생님도 낮술을 하고 오후 강의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으니깐. 교실에 배갈향이 다분하게 감도는 나른한 오후의 음주강의를 경험해본 학생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다른 학교에 편입생으로 갔다가 텃세를 부리는 친구들한테 구타를 당하고 이튿날 등교하는 길로 교실에 칼을 들고 들어가 다짜고짜로 복부에 칼을 꽂는 전설의 편입생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텃세를 부리는걸 원천 차단할려구 선제타격을 했더니 잘못 건드린 친구도 있었다. 상대는 사회 형님들 배경이 있는 친구였다. 그런데 이미 건드렸으니 끝을 봐야 한다. 그래서 자작총(당시에 무철총이라 했다)을 들고 밤이면 밤마다 사회 건달들과 전쟁을 하는 친구도 봤다. 학교 학생들이란 것이 소리만 크고 우르르 몰려갔다가는 우르르 도망가고 전투력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여론몰이에는 충분했다.

이에 비하면 사회 건달들 중에는 진짜 악질들이 있었다. 혼자서 한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한손은 이마에 댄채로 십수명이 던지는 돌을 맞받아 끝까지 돌진하는 놈도 봤다. 결국에는 십수명이 투항하고 도망치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그런가 하면 아주 전략적인 머리를 쓰는 편입생도 있었다. 상대 건달들에게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한판 붙자고 해놓고는 경찰에 신고해 버린다. 그러면 상대는 온갖 쟁기를 챙겨 만단의 준비를 하고 나온다. 이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결찰이 쟁기를 든 일방을 전부 잡아가고 자작총이며 칼같은걸 전부 몰수해버리면 그쪽의 전투력은 하루밤새에 크게 치명타를 입는다.

학교 때 선생님들은 늘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수한 학생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애를 먹인 학생도 기억에 남는다고...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에 교수로 남은 동창이 있는데 지금도 학교 관련 부처에 일보러 가면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가다가 “아∼ 당신이 그 유명한 **학번이셨어요?”라고 한단다. 지금은 지나간 력사고 현실은 다 찬란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구체적인 세부를 언급하기는 그렇고 하여튼 나중에 졸업단체사진이 없는 학번이였다면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대학입시날에 다소 살벌한 얘기를 했는데 요점은 사춘기 편입생이 생소한 환경에서 겪게 되는 피해갈수 없는 당시 객관환경을 이야기하려는 취지였다. 지금의 시험환경과 교육환경은 잘 모르겠으나 내 주장은 학교를 선택할 때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뭔지를 잘 생각해서 지원하고 될수록이면 더 좋은데 갈려고 이듬해 편입생까지 고려하지는 말자는거다. 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굳이 학교와 도시중의 하나를 택하라 한다면 나는 학교보다는 도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학생들이 세계적인 공부경연에 나가면 금메달을 싹쓸이하고 북경 학생들이 다른 지방 학생들과 순 성적으로 겨루면 많이 뒤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렇다고 사회에 진출해서 외국 학생들이 부족하고 북경 학생들이 뒤처지는건 아니다.

하루 볕이 새로운 시대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시대 발전 가속도는 예측 불허의 단계까지 와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몇번을 변할지 모르는 시대에 1년을 지체한다는 건 옛날 편입생시절의 손해정도가 아니다. 다 스스로의 정해진 길이 있겠지만 불필요한 절차는 줄일수록 좋다.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성자: 궁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