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 올해도 계속되는 연변축구의 이야기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8-03-09 17:09:00

안녕하십니까, 작년에 처음으로 CNR계정에 축구평론을 게재한 후로, 정말 많은 축구팬들과, 가슴으로 통하는 저의 응원자들의 사랑속에 감격의 한해를 보냈던 작가 셜록입니다. 오늘의 문장을 쓰기에 앞서 지난 한해동안 저의 글을 읽고 응원을 해주셨던 모든 고마운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넘치는 행복이고 한량없는 감사입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했던 사랑과 깊은 관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2018년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영양분으로 쓰겠습니다. 2018년 황금 개띠해는 여러분들의 꿈을 펼치는 멋진 한해가 되기를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고생하시고 일터에서 수고하시는 우리 사회의 모든 여성분들께 <3.8부녀절> 안부를 전합니다. 꽃보다 어여쁜 그대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항상 생기로 넘치고 웃음으로 가득찹니다. 바쁘게 지내온 시간 속에 맞이한 명절을 부디 즐겁게 보내십시오. 좋은 에너지로 2018년 대박 기원합니다.  

새로운 시즌, 연변팀의 첫경기까지 드디어 이틀이 남았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의 스타급용병 무리키와 아로이시오를 쌍으로 영입한 갑급의 신흥부호 매현철한팀은 갑급리그의 개막식을 개최할 권한과 상대팀을 지목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얻어냈으며, 자신들의 화려한 새 시즌을 멋지게 스타트를 할 첫경기의 희생양으로 연변팀을 지목했다.

연고지가 추운 동북에 위치한 관계로 땅이 채 녹지 않은 3월에 시작되는 첫 경기는 항상 원정경기로 시작했던 연변팀이지만, 가장 강한 적수한테 가장 만만한 상대로 콕 집어서 지명당해보는 기분도 참 뭔가 좀 그렇다. 게다가 개막식의 손님이라니, 고맙다고 해야 되나.

새 시즌을 맞는 연변팀을 두고 사회의 여러 평론가들이 언론을 통해 각자의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필자는 그들의 주장에 반은 공감하고 반은 공감못한다. 적어도 연변팀의 현황을 들여다보는 시각만큼은 그들과 각도가 많이 다르다. "올해 연변팀의 선수층은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라는 어느 평론가의 말을 들으며 필자는 귀를 의심했다. 무난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자 일단, 연변팀은 작년에 슈퍼리그에서 강급의 고배를 마신 팀이다. 현실로 닥친 악재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강급당한 팀이 석달사이에 환골탈태해서 재기를 노리는 경우는, 세계적인 재벌이 스폰서로 등장해서 거액의 돈을 쏟아부으며 왕좌까지 책임지고 호송하는 드라마틱한 경우만 제외하면 거의 없다. 새로운 스폰서마저 찾지 못한 연변팀은 결국 피같은 선수들을 팔면서 몸통의 생존을 도모해야 했다. 지충국과 지문일을 보라. 한 선수는 공격조직의 핵심이고 한 선수는 수비방어의 핵심이다. 팀의 주장과 부주장인 동시에 경기시에 가장 눈에 띄는 두 선수였는데 결국 이 둘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한동안의 복잡한 사실관계를 원만히 해결한 후 팀의 거의 유일한 골잡이인 스티브마저 떠나보냈다.

주력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2군의 후보선수들을 올려왔지만 기존 에이스들의 빈자리를 원만히 메꿔줄 만큼 실력이 되는 선수들이 아니다. '자리에 대신 서 있을'뿐 '역할을 대신 하는'것이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왕맹과 왕붕이라는 두명의 수비수를 영입했지만, 과거에 연변팀에 있으면서 한경기도 출전못했던 왕맹을 다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연변팀이 영입할만한 국내선수가 그정도밖에 안된다는 절망적인 메시지이다. 왕붕이라는 수비수도 실력이 검증된 바 없다. 어느팀에서도 기용받지 못하고 떠돌던 수비수 두명을 데려온 것은 그다지 자랑할게 못된다. 선수층이 너무 얇은 연변팀의 수비진을 어떻게든 보강해야 했던 최후의 수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중원멤버로 채심우라는 선수를 영입했으나 실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쓸만한 U23선수기 때문에'영입한 측면이 크다. 지문일을 대신해서 수문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주천선수도 겨울기간동안의 훈련을 겪으면서 감독진으로부터 만족스러운 평가를 못받고 있다. 

연변팀의 에이스 1호,2호,3호를 몽땅 내보내고 실력검증이 안된 어린 선수들로 그들의 빈자리를 겨우 끼워맞췄는데 이런 선수층을 두고 무난하다고 말할 수가 있는건가? 이 정도가 무난한거라면 작년의 선수층은 거의 초슈퍼울트라급이라고 해야 되나? 팀의 전력이 작년에 비해 많이 약해진건 너무 뻔한 사실이고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 억지로 연변팀을 과대평가하는 발언은 좀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있는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가 있어야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자격이 있다. 현실을 과장해서 억지스럽게 치켜세운다고 그게 우리팀에 진정한 위로와 격려가 될까? 이제 좀 아마추어답지 말자.

필자가 현재의 연변팀을 다소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이유는 또 한가지가 있다. 이적시장 막바지에 들어 팀에 합류한 두명의 외적공격수는 시간에 쫓겨 급하게 영입한 느낌이 없지 않다. 어쨌거나 시일내에 정상적인 영입을 한건 맞으나, 문제는 이로 인해서 연변팀은 공격전술을 거의 연구못하고 시즌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스티브는 "나 잡아봐라"게임중이라서 팀에 얼굴도 안보이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공격수마저 영입을 못하고 있으니 긴 겨울동안 연변팀이 할 수 있었던 건 수비훈련밖에 없었다. 작년 슈퍼리그에서 7경기동안 득점을 못해서 결국 강등까지 당한 사실을 기억하는가? 득점을 못하는 건 치명적인 단점이다. 지지 않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하는데 연변팀은 공격훈련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첫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니 걱정스럽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팀을 사랑하는 팬이기 때문에 팀을 위해 걱정을 하는 것이지만, 걱정에서 그치면 좋은 팬이 아니다. 올해의 연변팀은 걱정이 되는 만큼 기대 기대를 자극하는 요소들도 정말 많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많은 선수들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적이 없는 뉴페이스들이 팀에 들어올때마다 뭔가 새로운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소문이나 예상에 비해 형편없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기대치이상을 해내며 팬심을 사로잡았던 하태균과 스티브같은 선수들도 있었으니 호기심을 담아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축구를 보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새롭게 합류한 두 용병중 메시선수는 팀에 합류할때까지만 해도 그의 활약상을 보면서 심히 우려하는 구단측 관계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합류후 두번의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빠른 속도로 진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크게 다행이다. 그리고 메시의 압도적인 신체조건과 타고난 파워는 현 연변팀에서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라서 앞으로 연변팀에서 비교적 선명한 역할담당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전 소속팀에서 활약했던 과거들로만 보면 자일선수는 단연 연변팀의 새로운 기대주라고 불리울만 하다. 일본 한국 등 아시아국가들에서 선수생활을 한적이 있어서 중국생활에도 빨리 적응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만 짚자면 자일선수의 영입으로 인해 연변팀의 경기스타일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일선수는 과거 하태균이나 스티브처럼 주로 골을 넣는 역할만 하는 선수가 아닌, 전방에서 공격을 조직하고 풀어가는 역할까지 하는 10번롤에 해당하는 선수다. 거의 한 팀의 경기스타일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가 출중한 스피드까지 장착하고 있다고 하니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니다. 그리고 더 주목할만한 사실은 워낙에 짧은 패스와 빠른 몸놀림이 특기인 연변팀과 같은 팀이 자일과 같은 스타일의 선수랑 만났을 때 기가 막힌 공격력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격진을 이끄는 선수의 스피드가 빠르면 팀 전체의 절주가 더 빨라지게 되고 경기를 보는 팬들입장에서는 빠르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개되는 경기를 보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한 일은 없다.

전혀 감을 잡을수 없던 새로운 선수들이 신선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축구가 재밌는것이다. 올해의 연변팀에는 수많은 뉴페이스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자주 이기는 경기는 못할지언정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는 충분히 선사할것으로 보여진다.

구단측에서는 갑급리그의 상위권에 머무는걸로 올해의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 피같은 선수들을 여러명 떠나보냈지만 적어도 아직 박태하가 있다. 지난 일이지만 한 때 갑급을 빗자루 쓸듯이 사정없이 밀어버리며 단숨에 슈퍼리그로 팀을 올려버린 장본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고향을 대표하는 팀이 있다. 천진이나 상해나 광주처럼 두개의 팀씩이나 보유하고 있어 행복의 비명을 지르지는 못할지라도, 여느 부자구단처럼 거액을 들이부어 최고급리그를 호령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최소한 고향의 자긍심을 짊어지고 나가서 몸집이 수십배 큰 상대와 싸워주는 고향팀이 있다. 챔피언의 홈장에 가서 1:1로 밀어붙이며 간담을 서늘케 했던 가슴벅차던 역사도 가지고 있다.

연길에 사는 축구평론가 김호씨는 "내가 연변팀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들이 잘차서가 아니라, 그들이 연변을 대표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서 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말이 정답이다. 잘차고 못차고를 떠나서 고향을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울 수가 있는 것이고, 가슴에 담아두고 변함없이 응원할 수 있는 것이다. 강급을 하고 많은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연변축구의 색갈은 변하지 않았다. 2부리그로 강급한것, 많은 선수들이 바뀐것, 이 두가지만 빼고 연변축구는 본질적으로 바뀐게 없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축구팀은 결국 그 지역 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존재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팬들은 그냥 응원만 하면 될 것 같다. 올해의 연변축구가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지 그건 감독과 선수들한테 맡기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팬들은 손을 흔들어주면 된다. 이제 이틀남은 연변팀의 첫 경기, 전력으로 보면 상대한테 많이 밀리지만 강한 상대를 제압했던 전력도 수두룩한 연변팀이니 기죽을 필요없이 한번 부딪혀보자.

예상치못한 작별이 하나 발생했다. 2017년 슈퍼리그에서 무수한 실수로 팀을 위기에 빠뜨렸었고 심지어 강등의 주범이라고까지 질타를 받던 전의농선수가 3천만이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남긴채 떠나갔다. 욕을 정말로 무수히도 많이 먹었던 선수인데 나름대로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난 그를 보며 마음이 짠했다. 본인도 경험과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귀주팀과의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고 미친듯이 포효하던 그의 모습과, 강등이 결정되고 난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훌쩍이던 그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며 복잡오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연변팀에 3천만이라는 큰 돈을 쥐어주며 떠난 전의농이 앞으로의 프로선수생애를 더 성공한 모습으로 이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심정이다.

그리고 팀의 막내이자 유망주로 불리우던 부민첩(伏敏捷)선수가 스페인훈련중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5달 이상의 치유기간이 필요한 관계로 팀 명단에 이름을 못올렸다. 부디 무사히 치유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팀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나저나 스폰서는 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협찬을 중단한지 1년도 넘어가는 부덕그룹이 여전히 유니폼의 중앙에 이름이 박혀 있다. 작년부터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있다고, 거의 찾고 있고 막바지 협상단계에 와있다고 대답했던 구단 최고층관리자의 답변은 결국 다 거짓말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없던일로 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구단측의 행보에 허구픈 웃음이 나온다. 팬들이야 추측만 할 뿐이고 상세한 내막은 그들만 알테니 길게 말해봤자 소용없음을 안다. 아무튼 양심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팬들의 존경을 받아가는 구단운영진을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