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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원의 행복

2019-10-11 09:56:00     责编:김룡     来源:央广网

글 궁금이 · 방송 구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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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지하철에서 나오면서 보니 어떤 할머니가 두 팔을 벌리고 공항에서 안전검색을 받듯이 협조한다. 그리고 지하철직원이 검색이 끝났으니 가셔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신다. 귀찮다는듯 휙 하고 지나가는 일부 승객들과는 많이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경절기간에 서산공원에 갔더니 거기에서도 안전검색을 한다. 젊은 녀성들이 흰장갑을 끼고 검색대의 가방을 바로 놓는다. 그런데 어떤 녀성이 어디에 손을 가져다 대냐며 안전원의 손을 뿌리친다. 무슨 대단한 비싼 가방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얀 장갑을 낀 손이 가방에 좀 닿았다고 그렇게 화를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오늘 본 할머니의 협조와는 완연 대조되는 모습이다. 안전원들도 그게 다 그들의 일인데 말이다.  

국경절 휴가기간의 어느날, 이날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까지 공원 두개를 돌고 들어왔다. 총지출은 지하철 15원, 공원 25원, 점심 30원 이렇게 70원이다. 이 예산으로 온 하루에 거쳐 물과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원림같은 공원 두개를 돌고 나니 이래도 되나 싶게 행복했다. 지금은 공원마다 쩍하면 삼림공원이라고 이름을 달던데 이 두 공원은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이른바 삼림공원보다 더 삼림공원이다. 하긴 요즘은 빌딩을 지어놓고도 이름을 광장이라고 다는 시대라 이름으로 그 실체를 파악하기에는 오차범위가 너무 크다.

두 공원중의 하나는 원명원이고 하나는 이화원이다. 워낙 유명한 공원이고 전에도 루차 갔었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전에 원명원이라면 곧장 영국-프랑스련합군의 방화로 타고 남은 유적지로 향했고 이화원이라면 불향각과 17공다리가 전부였다. 

명절기간이라 원명원은 매표구부터 줄을 서서 붐빈다. 공원 안에 들어가도 다를 게 없다. 전부 한길로 모여서 곧장 유적지쪽으로 향한다. 나는 붐비는 인파를 피해 사람이 제일 적은 담장쪽으로 갔다. 전에는 그쪽으로 갈 수 있는 줄도 몰랐고 거기에 어떤 풍경이 있는지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고목이 우거지고 호수에서 뻗어나온 작은 물줄기와 작은 호수까지 어우러져 한결 운치를 더해주었다. 남문으로 들어가 담장을 따라 외곽으로 한바퀴 돌아서 다시 남문으로 나왔다. 걸을 때는 몰랐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봤더니 담장 둘레가 20키로라고 나와 있다. 진작에 저렇게 먼거리라는 걸 알았더면 주저심이 들었을 수도 있었지만 모르는 게 약이였다.  

입장권 25원중 공원에 들어오는데 10원, 유적지 10원, 전경모형관이 5원이다. 유적지와 모형관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입장권에 들었으니 다시 한번 찾았다. 우리가 학교 때 이곳에 왔을 때는 유적지가 다 개방상태였는데 지금은 막아놓아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외곽에서 보기만 하고 접근하지 못하게 되여 있다. 뒤에서 애를 안고 걸어오는 엄마가 애한테 이런 말을 한다.

“원래는 아주 이쁜 집이였는데 청나라 때 외국 군대가 들어와서 불을 질러 다 타버렸단다. 그 사람들 나빠? 안 나빠?”

“...”

애는 아무 말도 없다. 그게 무슨 말인지 리해를 못하나 보다. 그러건 말건 엄마는 애국주의 교육을 계속 진행한다. 먼 후날 그 애가 크면 그때 엄마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이였는지 리해를 하면서 자기 후손한테도 그런 교육을 이어갈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귀중품을 략탈한 것도 모자라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른 건 악랄한 행위임이 틀림없다. 그렇게 봤을 때 서방문명이라고 떠드는데 그들에게 과연 그런 뿌리가 있기나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몇시간을 돌고 나오니 오후 한시가 넘었다. 주변에는 마땅한 식당도 없고 해서 지하철로 두개 역밖에 되지 않는 이화원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캔터키가 끌렸지만 줄을 너무 많이 섰길래 옆에 있는 면집으로 들어갔다. 면을 사발 밑굽에 발라서 나오는데 3분의 1이나 찰가말가 하다. 그게 30원이다. 어차피 한번 먹고 가는 사람들만 상대하는 식당이니 적다고 타발하든 비싸다고 원망하든 다시 오든 말든 상관이 없다. 오늘 장사만 오늘 하면 된다. 

이화원은 북경시공원일년정기권이 유효하기에 그냥 들어갔다. 역시 인파가 흐르는 코스는 피해 외곽으로 돌기 시작했다. 원명원에서 체력 소모가 많았기에 시작부터 반바퀴만 돌기로 계획하고 천천히 산책을 시작했다. 이날은 하늘이 유난히 맑아서 사진이 아주 잘 나온다. 호수물은 전혀 푸르지 않은데 하늘이 반사돼 사진에 나오는 색상은 하늘보다 더 푸르다. 호수가를 돌다보니 전에 호수가 언덕에서 친구하고 맥주를 기울이던 생각이 난다. 맥주에 안주를 사들고 배 한대를 세내여 건너편 뭍에다 세워놓고 언덕의 잔디밭에서 마시는 맥주는 꿀맛이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호수가를 가꾸어놓지 않아서 그냥 자연적으로 자란 좁다란 풀밭이였다. 그래도 둘이 앉기에는 충분했다. 원래는 배를 타고 호수 중간에서 한잔 하는 것도 시적이지만 호수 가운데는 화장실이 문제다. 그때는 호수 건너편에서 다니는 사람들이 적어서 가능했지만 지금 맥주를 벌여놓고 먹으면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볼 것이다. 어떤 랑만은 시대적인 유효기를 갖고 있다.

갈대가 우거진 곳에서 커다란 흑조 두마리가 쓰러진 풀들을 부지런히 물어나르며 뭔가를 만들고 있다. 집을 짓는지 모르겠는데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흑조가 국경절에도 일을 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오전에 원명원에서도 봤던 흑조인데 부리가 빨갛고 크기는 게사니와 비슷하다. 주변에 있는 체구가 작은 물오리들과 공존하면서 싸우지도 않고 조화로운 수중 풍경을 연출한다.

해는 서서히 서산으로 시간을 재촉하고 공원안의 사람들도 하나둘 빠져나간다. 워낙 많이 걸었는지라 호수가의 전망 좋은 곳 벤치를 찾아 앉았다. 다리를 쭉 뻗고 앉으니 세상 편안하고 이 큰 공원을 혼자서 다 가진 기분이다. 바다와는 비길 수 없지만 호수가 워낙 넓어서 속이 탁 트이게 전망도 좋다. 저쪽 하늘에서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그려놓은 일직선의 연기가 서서히 흩어지면서 소리없이 시간의 흐름을 알린다. 호수 우에 떠 있던 노란 배들도 하나둘 제자리로 노를 저어간다. 고요가 깃들면서 또 하루의 마감이 서서히 빗장을 지른다. 이제 공원을 나서면 또 분주하게 오가는 차들과 마주해야 하는 일상이다. 공원에서 가라앉았던 마음도 실북나들듯이 오가는 차량들과 절주를 맞춰 괜히 시동이 걸리며 서서히 급해져간다. 그렇다고 공원 안에서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공원은 항상 그자리에 있지만 사람은 대부분 시간을 공원 밖에서 보내야 한다. 이 또한 공원의 존재의 가치이기도 하다.

차분한 고요속에서 삶의 본연의 의미가 보이는 법이다.

 

 

궁금이

youshengxiangban@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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