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힘들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서 보람 느낀다
래원:연변일보      2019-06-06 16:27:00

2일 아침, 매일이 그러하 듯 이날도 지계화(30세)는 작업복 차림에 작은 가방을 메고 손에는 수첩을 들고 집문을 나선다. 휴식이 따로 없는 그에게는 주말도 례외가 아니다.

6년째 룡정시환경위생보호처에서 수금원으로 일하고있는 그녀는 홀로 7000여 세대의 위생비 수금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지계화에 따르면 주로 주민들이 집에 있는 확률이 높은 아침 5시부터 8시까지,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직접 집집을 방문하여 위생비를 받고 있는데 저녁 시간에는 안전을 고려해 부모와 동행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집에 모이는 주말이나 명절기간에도 수금하러 다닌다면서 이날의 첫 집 문을 두드렸다.

“계십니까? 위생비 받으러 왔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문을 똑똑똑 두드렸지만 굳게 닫힌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여러번 두드려서야 문이 열리면서  “또 무슨 위생비요? 전번에 내질 않았소?” 라는 의심이 가득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지계화씨는 얼굴의 미소를 유지하면서 올해에는 아직 납부하지 않은 상태라고 차분히 설명하면서 위생비를 수금했다.

그러나 이어진 수금과정은 순리롭지만은 않았다. 인기척이 들리지만 집에 없는 척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주인이 아니다’, ‘돈이 없다’  는 핑계를 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지계화씨는 이런 수법은 늘 겪는다면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웃어넘겼다.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폭력적으로 대하는 사람도 있고 하여간 별 일이 다 있지요.”라면서 지계화는 자신 때문에 경찰까지 곤혹을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날도 수금하기 위해 주민집 문을 두드렸고 집에 있던 로인은 사업증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믿지 못한 나머지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로인은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도 그녀와 한통속이라고 하면서 끝까지 믿지 않았으며 마지막엔 경찰과 면목이 있는 로인의 지인이 찾아와 진짜 경찰이 맞다고 해석하고 나서야 위생비를 납부했는데 당시 너무 억울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고 했다.

지계화는 “처음에는 모르는 집의 문을 두드리기가 부끄럽기도 하고 욕을 먹으면 억울하고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제는 습관이 되여 괜찮습니다.” 라면서 “그래도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물과 과일을 건네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들어와 밥을 먹고 가라는 따뜻한 분들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많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 지금의 이 일을 선택한 것이 보람차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3개 단원 밖에 돌지 않았지만 숨이 턱까지 차서 헐떡거리는 기자를 보며 지계화씨는 본인도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다고 했다. “다리가 시큼해나고 목에서 겨불내가 났지만 하루하루 견지하다보니 이젠 습관이 됐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부터 감기를 해본 적이 언젠지 모르겠습니다.”라면서 웃었다.

지계화는 이 일을 오래동안 하다보니 노하우도 생겼다고 한다. 문은 너무 세게 두드려서도 안되고 너무 가볍게 두드려서도 안되며 얼굴엔 항상 미소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내심은 필수이다. 한번 거절한다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번, 세번 반복적으로 찾아가 재촉하다보면 그 끈질김에 탄복하여 위생비를 납부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날 120여 세대를 돌면서 15세대의 위생비를 받은 지계화씨는 일요일이라 그런지 성과가 좋으며 무엇보다도 욕을 하는 사람이 없어 오늘은 기쁜 하루를 보낼거 같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룡정시환경위생관리처 수금과 과장 조계매(52세)는 위생비는 생활쓰레기를 수집, 운수, 처리할때 생기는 비용을 말하는데 세대 당 매달 5.5원, 일년에 66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업관리비에 위생비가 포함되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룡정시에서는 위생비를 물업관리비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모든 비용은 환경위생관리처의 8명 수금원들이 직접 방문하여 수금하므로 주민들의 리해와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금일군들은 방문 시 규정된 작업복을 착용하고 사업증을 항상 소지하고 다니도록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