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
래원:인민넷      2018-07-10 14:26:00

전통적인 조선족집거지역이 아닌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들은 도시에서 태여난 아이들이 점차 우리 언어와 문화를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우리 선조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도시에 우리말 학교를 설립해 우리글을 가르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북경정음우리말학교가 지난 7일 2018년 봄학기 수료식과 제5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이날 도시우리말교육기금 기증식도 함께 진행됐는데 이는 앞으로 도시우리말교육에 큰 후원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수료식에는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정책연구실 리홍걸 부주임, 북경과학기술대학교 토목자원공정학원 김룡철 원장,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리성일 연구원, 중앙민족대학 민족사회학 박광성 교수, 랑시그룹 신동일 회장,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리춘일 고문, 북경애심녀성문화원 원장 남복실, 연변대학 북경학우회 김영건 회장 등이 참가해 아이들의 졸업과 한 학기동안 얻은 성과를 축하해주고 격려해줬다.

북경정음우리말학교 교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인 정신철 교수는 이날 인사말에서 이 학교는 6여년 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조선족사회의 성원과 후원 때문에 오늘날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도시에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꽃 피우고 민족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계속하여 힘을 합쳐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북경과학기술대학교 김룡철 원장과 연변대학 북경학우회 회장 김영건이 축사를 했다. 그들은 축사에서 우리 아이들이 비록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자기 민족속성을 잊지 말고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계속하여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이번 수료식에서 랑시그룹의 신동일 회장은 2017년 가을학기 수료식에서 북경정음우리말학교에 기부하기로 한 100만원을 도시우리말교육기금의 형식으로 정신철 교장에게 전달해 도시우리말교육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기증식에서 신동일 회장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6여년 동안 학교를 이끌어준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을 존경한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힘내시라고 했으며 자신은 앞으로 우리 민족의 교육을 위해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2년 반 동안 토요일 늦잠도 마다하고 우리말 수업을 원만하게 마친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는 졸업식이 진행됐다. 갓 입학했을 때 우리말을 할줄도 모르던 아이들은 5학기 동안의 학습을 거치면 우리글로 된 동화책을 읽을 수 있고 우리말로 된 일기도 쓸 수 있게 된다. 비록 수료과정이 2년 반 밖에 안되지만 이는 그들이 앞으로 부모님과 함께, 혹은 스스로 우리말을 배워나갈 수 있게 밑거름을 마련해줬다.

졸업식이 끝난 후 한학기 동안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한학기 동안 우수한 성적을 거운 학생들에게는 성적우수상, 타인의 학습모범이 된 학생들에게는 학습모범상, 례절을 잘 지킨 학생들에게는 례의범절상을 수여했으며 한학기 동안 수업에 한번도 빠지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개근상과 함께 학기초 받은 수강료에서 200원을 장학금으로 돌려줘 앞으로도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해줬다.

시상식이 끝난 후 이날 사회를 맡은 림봉해 선생님은 꼬마사회자와 함께 등장해 제2부의 시작을 알렸다. 정신철 교장이 작사한 교가합창으로 시작된 제2부에서 각 반은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이날 졸업반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우리글로 시랑송과 랑독을 통해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과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을 전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재학생들은 합창, 민족무용, 패션쇼 등으로 숨겨진 끼를 대방출해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이날 장백현중학교의 퇴직교원 장홍성, 리금화 부부는 봉투에 '민족의 희망-정음학교'라는 글과 함께 5000원의 기부금을 학교측에 전달했고 이외에도 많은 애심인사들이 기부금을 학교에 전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같은 날, 연교정음우리말학교와 순의정음우리말학교에서도 수료식을 개최해 한학기동안 우리말 공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을 격려해줬다. 연교정음우리말학교는 설립 3년만에 수료과정을 원만히 마친 8명의 학생들을 졸업시켰다.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이주해온 우리 선조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면서 생활의 터전을 만들어갔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전서숙과 같은 민족학교를 설립해 후대들에게 글과 문자를 가르치면서 우리 민족 속성을 지켜냈다. 북경정음우리말학교는 사회 각계의 지원에 의해 공익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로서 지난 6여년 동안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금의 비교적 안정된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도시에서 우리 민족 아이들이 조선족이라는 자긍심을 안고 스스로 우리 글과 언어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깨우쳐주는 북경정음우리말학교가 앞으로도 참된 우리말 교육으로 대도시 민족문화의 계승발전에 계속하여 앞장서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