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대찬 도전 자체가 청춘이다
래원:연변일보      2018-03-14 10:53:00

2018 연변TV 음력설문예야회에서 소품‘부모보모’는 많은 이들의 공감과 눈물샘을 자극했다. 극중에서 딸 역할을 실감나게 연기해 대중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김령(35세)씨, 그런 그의 직업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사실에 저으기 놀랐다. 연극만큼이나 다채로웠던 그의 청춘 스토리를 지난 7일, 그가 운영하고 있는 ‘하와뷰티’에서 들을 수 있었다.

텔레비죤 모니터로만 봤던 인물이 실제 눈앞에서 고객에게 정성드려 화장해주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러웠다.

연극배우 김문혁의 소품에 웃고 울기도 하면서 동년시절을 보냈다는 김령씨, 언젠가 자신도 꿈의 무대에 서는 그 날을 희망하며 연변대학 예술학원 연극학부에 지원하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분장학과 선택수업을 듣게 되였는 데 분장한 연극배우들의 모습이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급기야 마음까지 모조리 훔쳐갔다고 한다. 주변이들로부터 ‘멋쟁이’로 통했던 그였기에 메이크업에 곧잘 착수할 수 있었고 학원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손수 선후배들에게 화장을 해주며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꿈을 조금씩 키워왔다. 연극보다도 메이크업에 더욱 마음이 쏠리게 됨은 졸업 후 그를 전문적인 배움의 길에 들어서게 했다.

연길에 있는 메이크업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차츰 실력을 쌓아왔지만 이에 만족하기에 김령씨의 꿈은 훨씬 더 컸다. 작심하고 한국 연수의 길에 오른 것도 이때문이였다.

“나의 20대...참으로 당돌하고 패기가 넘치던 시절이였어요. 꼭 메이크업으로 성공하겠다는 포부로 쉴 틈 없이 달렸거든요.”

한국 강남 청담동의 모 샵에서 스태프로 취직해 원장으로부터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메이크업과 최신 트렌드를 읽는 법을 배우면서 다양한 메이크업의 세계를 터득할 수 있었다. 어쩌다 쉬는 날에도 그는 스스로에게 숨 돌릴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근처의 식당에서 하루에 컵 500개씩 씻으며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은 전부 메이크업 공부에 투자하군 했다. 귀국 후에도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장춘시명류중등직업학교에서 메이크업 강사를 초빙한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선뜻 도전해나섰고 일년간 50여명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꾸준한 배움과 노력끝에는 결실이 맺어지는 법, 김령씨는 2013년 드디여 꿈에 그리던 메이크업 가게를 차리게 되였다. “초창기, 신부화장과 무대 화장이 위주였다면 요즘에는 데일리 메이크업(日常妆容)이 환영받는 추세”라면서 “6년간 메이크업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지만 단 한가지 불변한 것은 한결같이‘하와뷰티’만의 메이크업을 선호하고 찾아준 고객들의 믿음과 성원”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령씨는 올해로 3회째 팀원들과 함께 연길시 음력설문예야회 전 출연진의 분장을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하루에만 80명 넘는 출연자들에게 분장을 해줬어요, 일을 끝마치면 거의 실신하다 싶이 하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뛰여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나름 의미있고 소중한 나날들이였어요.”

최근에는 잊혀졌던 어릴적 꿈인 소품에도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며 연극배우로서의 행보도 이어가고 있는 김령씨, 지인의 추천으로 음력설 소품 출연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늘 꿈 꿔왔던 무대에 오른다는 막연한 설레임에 가슴이 일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전 세계의 조선족이 지켜보는 큰 무대에 대한 막중한 부담감도 뒤따랐다고 솔직하게 터놓았다. 소품‘부모보모’에서처럼 실제로도 두 아이의 엄마인 김령씨는 “극중에서 보여준 연기는 생활연기가 아닐가 싶다.”며 “무대에 올랐던 15분 동안은 마음껏 즐겼던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겁없이 꿈꾸고 거침없이 도전했던 지난 날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제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기 때문이죠.”앞으로는 메이크업 전문학교를 설립해 더욱 많은 이들과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함께 미래를 꿈꾸고 싶다는 김령씨,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리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