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항일 녀전사 리재덕 녀사의 백수연 북경에서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7-02-14 08:23:00

 

 ▲“항일련군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며- 항일련군 로전사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 기념행사 현장 사회를 맡은 중국조선민족사학회 부비서장 박광성교수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움직이는 게 힘들 법도 하지만 리재덕 동지는 축하객들과 뜨거운 악수를 나누며 떨리는 목소리로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축하객들의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전하는 리재덕 어르신 

1934년 만 16세 생일을 하루 앞둔 2월 13일 밤, 탕원현 황화강지주 자위단을 습격하여 무기탈취를 시도했던 20여명 유격대원속에 끼여있던 한 조선족 소녀. 나라를 빼앗겼던 어린시절부터 민족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워온 당시의 나어린 조선족 소녀가 2017년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2월 10일 100세 생신을 맞이했다. 

 

▲ 세월은 흘렀어도 항일 녀전사의 풍채는 그대로인 리재덕 동지 

리재덕 동지는 1918년 2월 조선 평안남도 개천군 탑도리에서 태여났다. 어린시절 흑룡강성 탕원현 오동하기슭의 하선툰으로 이주한 후 리재덕 동지는 항일투쟁에 참가하여 항일련군 녀전사로 몸과 마음을 바쳐왔다. 해방후에는 중앙조직부로부터 정무원 (지금의 국무원) 비서처에 배치받아 주은래 총리와 벽을 사이두고 일하며 기요문건은 물론 정무원 “공장(公章)”, 주은래 총리의 “관인(掌印)”을 관리하는 기요비서직을 맡았다.  

 

▲1992년 평양에서 조선전우모임을 가졌다. 좌로부터 전순희, 리계향, 리민, 박경숙 우로부터 하효선, 김순옥, 설문, 장희숙, 리재덕, 리영숙 

▲1993년 7월 22일 평양에서 김일성 동지와 손꼭잡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리재덕 (좌) 

1992년 리재덕 동지는 조선 김일성 동지의 특별 초청을 받고 조선을 방문했다. 당시 김일성 동지는 수놓은 비단 치마저고리를 리재덕 동지에게 선물했다. 백수연에 곱에 차려입은 의상이 바로 김일성 동지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이다. 1993년 7월 리재덕 동지는 또 다시 조선 평양을 방문했다. 방문기간 리재덕 동지는 옛 전우들과 상봉의 시간을 가졌고 김일성 동지와 만나 기념사진을 남겼다. 

▲조선 김일성 동지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 연청색의 자수비단 치마저고리 

 

▲2010년 9월25일, 대련에서 로씨야 메드베제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고 88려단 로전우들과 기념사진을 남겼다. 좌로부터 리민, 와시리 이마이노베찌 이마이노프, 주숙령, 리재덕 

2005년 로씨야 군인로전사협회는 리재덕 동지에게 자유전사, 스딸린 훈장을 수여했고 2010년 로씨야 메드베제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2015년 4월 15일에는 중국 주재 로씨야 대사로부터 “국가보위전쟁승리 70주년” 기념 상장을 수여받았다.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리덕수 전 주임 "루적이 곧 가치이고 문화이며 계승입니다" 

리재덕 동지의 발자취를 두고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리덕수 전 주임은, 리재덕 동지의 삶에는 중국의 근대사가 농축되여 있다면서 "전설의 혁명투쟁", "영광스런 인연들", "민족화합의 화목한 혁명가정", "가치와 문화, 계승을 이끌어갈 기록들" 등 리재덕 동지가 걸어온 100년사를 4가지 특징으로 개괄했다. 

 ▲큰딸 우화(于华) 녀사 “어머니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을 마련하고 축하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현재 어머니 리재덕 동지와 함께 지내고 있는 큰딸 우화(于华) 녀사에게 오늘의 백수연은 감회가 남다르다. 우화 녀사는 어머니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을 마련해준 중국조선민족사학회에 사의를 표하고 오늘의 축하연이 자녀들에게도 한차례 교육의 기회이자 긍지의 자리가 되였다면서 어머니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은 가족의 기쁨이자 동북항일련군 모든 전사들과 후손들을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며 손글씨로 적은 소감을 이야기했다.  

 

▲“송산풍설에 깃든 정- 리재덕 회고록”에는 “혁명의 길에 올라”, “항일련군 제6군에서”,“조상지를 따라 삼강지역을 전전”, “서광을 밎이하다”,“오성붉은기 아래에서”등 5장으로 뉘어 리재덕 동지의 혁명사가 수록되여 있다 

90세의 년세에 리재덕 동지는 항일투쟁의 기억을 더듬어 2013년 "송산풍설에 깃든 정- 리재덕 회고록"을 편찬했다.  

1933년 추석, 반역자의 밀고로 어머니 김성강 녀사 등 12명 당원들이 적에게 생매장 당하는 참안이 발생했다. 어머니를 잃은 아픔과 전장에서 하나, 둘 스러지는 전우들을 지켜보며 받았던 쓰라림은 리재덕 동지에게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머니” 세글자, 굶주림에 무릎꿇은 전우들을 수림속에 그대로 남겨두고 떠나야만 했던 당시 정경들을 회억하며 회고록을 작성하는 시간동안 리재덕 동지는 또 다시 수많은 눈물을 흘렸다.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전 회장 황유복 교수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전 회장인 황유복 교수는 리재덕 동지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오늘의 행사는 단순한 100세 생신잔치를 넘어 혁명렬사들을 기리고 고난의 투쟁력사를 명기하며 후세들에게 전진의 용기를 부여하는 자리라며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에 의미를 더해주었다.  

 ▲백수연이 진행되는 내내 어머니의 건강상태를 챙기는 큰딸 우화 

중국조선민족사학회는 항일전쟁에서 큰 기여를 한 우리민족 영웅들의 공헌을 되새기고 우수한 혁명전통을 대대손손 이어가며 혁명렬사들의 넋을 기리려는 취지에서 리재덕 동지의 백수연 생신잔치를 특별히 마련했다.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리덕수 전 주임, 중화전국보도사업자협회 전 서기이며 중국조선민족사학회 명예회장인 리현덕,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이며 중국조선민족사학회 회장인 정신철 등 30여명이 리재덕 동지의 100세 생신을 축하했다. 이외 조남기, 리민, 항일영웅 조상지 동지의 유가족 조전리(赵战利) 등 동지들도 리재덕 어르신의 백수연에 축하편지를 보내왔다.  

▲1993년 4월 20일, 조선 평양에서 리재덕 동지 일가는 김일성 동지의 환대를 받았다. 그때 남긴 기념사진 좌로부터 큰딸 우화, 리재덕, 김일성, 셋째 아들 우영 

리재덕 동지의 셋째 아들 우영(于英) 선생은 고향에 돌아갔을 때 어머니와 나눴던 롱담을 들려주며 어머니 리재덕 동지의 장수 비결을 이야기했다. 

“고향에 돌아갔을 때 어머니께 장수의 비결을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바보스러워서” 라고 대답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많았지만 자신은 사리나 명예 등 바라는 것 없이 자신의 앞에 주어진 일만 착실히 해나간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얘기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인간된 도리를 말씀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일을 착실히 해낼 때마다 뒤따르는 그 뿌듯함과 항일 녀전사로서의 흔들림없는 정체성이 고된 전장을 지나온 어머니께 장수의 복으로 찾아든 것이라고 말입니다.”

 ▲중국인민해방군 전 40집단군 정위 정순주 동지가 보내온 백수연 친필기념선물 

 ▲중국인민해방군 전 40집단군 정위 정순주 동지가 보내온 백수연 친필기념선물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정신철 회장이 2015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출판한  “2015 조선족연구” 도서에 실린 리재덕 동지  사적을 펼쳐보이고 있다 

▲중국조선민족사학회 리현덕 명예회장이 자수로 짜여진 “백수도(百寿图)를 리재덕 동지께 증정하고 있다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가 “조선족 100년 실록”시리즈 서적을 리재덕 어르신께 전달하고 있다 

▲국가도서관 “기록중국”기획팀이 장수 “수”자로 그려진 산수화를 리재덕 어르신께 전달하고 있다 

“조직에서 믿음으로 맡겨준 임무는 아무리 어려워도 해나가야 합니다. 어떠한 곤난도 자체의 힘으로 끝까지 해나가야 합니다.” 

3년전까지만 해도 리재덕 동지는 지난날의 고되였던 혁명력사를 이야기하며 후세들에게 힘을 주었다. 100년 세월을 지나온 지금은 한두마디 정도 숨가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늘도 리재덕 어르신은 “뿌리”를 잊지않는 로전사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투쟁으로 바꿔온 오늘의 행복을 무던히 지켜가고 있다. 

정월 대보름에 차오르는 환한 보름달처럼 전쟁의 아픈 기억위로 밝은 행복들을 쌓아가며 우리민족 항일 녀전사의 또 한차례 기적을 창조하길 바라본다.

중앙인민방송국 구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