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공원 ‘가득’ 이도백하의 재해석
래원:연변일보      2018-07-03 09:17:00

안도현 이도백하진을 장백산 관광을 위해 묵어가는 곳, 끼니 때우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오산이다. 도시의 기능이 쭈욱 그래왔을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관광목적지의 매력을 지닌 곳이다. 이도백하에는 수십점의 조각작품을 품은 조각공원이 있는가 하면 정말 땅 아깝지 않은 듯 시원 널직하게 펼쳐진 감수하습지공원 등 인구 6만명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무료개방 시민공원을 ‘가득’ 운영하고 있다. 이도백하 공원투어에 유독 걸음이 바빠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 이곳에서만 흔한 미인송숲

성급 도로를 타고 달리다 미인송숲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도백하에 도착했음을 직감하군 한다. 결코 흔하지 않은 미인송숲이 이곳에서는 정말 흔하다. 공원들 이름에 심심찮게 붙여진 ‘미인송’ 세 글자만 봐도 그렇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미인송 테마 공원은 미인송원이다. 과거엔 물론 요즘에도 장백산 단체관광에 반드시 경유해가는 관광지인 만큼 대표적인 건 사실이다. 수령이 100년이 넘는 미인송만 320여그루라고 하니 충분한 시간의 축적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다시 찾은 미인송원은 기억 속 필수 경유지에 비해 규모가 작아진 느낌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제멋대로 난 듯한 자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작은 원형광장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거리는 하늘 높이 뻗은 미인송을 구경하며, 저그마치 1000여그루의 미인송이 단체로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져 좋았다.

▧ 뜻밖의 감각적인 공간

장백산미인송국제조각공원은 자연경관과 인문경관의 적절한 조화가 감각적인 곳이다. 뜻밖이였던 건 자연경관 속 40여점 조각작품이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배치된 공원 설계의 세련됨이였다. 그리고 가볍게 넘어갈 법한 제방 하나도 다락밭 형태로 잔디층을 둬 물가에까지 닿을 수 있게 설계했고 물우에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가벼운 물놀이 공간까지 마련해놓은 섬세함도 돋보였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중뿔나게 갑자기 잔디밭 우에 나타나는 조각작품이 있는가 하면 나무의 자람세를 따라 숲과 ‘한몸’이 되여 한결같은 자리를 지키고 선 작품들도 보였다. 대형 ‘미술관’과 흡사한 이곳 조각공원은 국내와 꼬스따리까, 남아프리카, 벨라루씨 등 나라의 30여명 조각가들의 상상력과 예술의 언어가 집중적으로 전시돼있다. 다만 맑은 물과 울창한 숲, 푸른 하늘과 청정공기를 선물하는 ‘미술관’이라는 점, 발 가는 대로 거닐며 반드시 작품 전부를 돌아봐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이곳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리유다.

조각공원 서남쪽에 위치한 미인송공중다리공원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미인송공중다리공원은 조각공원 서남 출입구에서 립체교차로로 쭈욱 이어져있다. 이곳 하이라이트는 길이 346메터의 공중다리와 높이 23.7메터의 공중유리전망대이다. 공중다리는 촘촘한 구멍이 뻥뻥 뚫린 그물모양의 쇠다리에 두 구간 유리바닥을 설계했다. 발밑 찌릿찌릿한 아찔함은 여느 유리다리에 비해 덜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만족할 만했다.

전망대에 오른 시점이 마침 일몰 때라 붉은빛에 물든 하늘, 다리공원 중앙광장에 길게 드리운 미인송 그림자가 어우러진 운치 있는 경관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좋았고 동쪽으론 끝없이 펼쳐진 소나무숲, 서쪽으론 촘촘히 세워진 탑식 기중기 ‘숲’을 바라보며 망망림해 속 이 작은 도시의 ‘발돋움’에 흐뭇해졌다.

장백산 북쪽 풍경구 필수 경유지 이도백하, 한번쯤 려행코스의 중점을 장백산이 아닌 이도백하에 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