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출을 보러 가거나 오로라, 거대한 유빙을 꿈꿔도 좋다. 자연이 빚어낸 놀랍고도 압도적인 풍광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SWITZERLAND MT. TITLIS 스위스 티틀리스 산 티틀리스 산은 만년설로 덮여 있어 사계절 내내 눈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스위스 중부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유일하게 빙하를 품고 있다. 이 매력적인 산을 경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360도 회전식 케이블카인 ‘티틀리스로테어’를 타고 해발3020m 지점으로 가서 눈썰매나 스키를 타도 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아찔한 경험을 원한다면 산등성이에서 500m 떨어진 해발 3041m 공중에 설치된 ‘티틀리스 클리프 워크’에 도전해볼 것. 유럽에서 가장 높은 현수교인 티틀리스 클리프 워크에 올라 너비 1m, 길이 100m에 걸쳐 빼곡하게 이어진 150개의 스텝을 한 걸음 한 걸음 밟다 보면 알프스의 숨은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ICELAND GEYSIR 아이슬란드 게이시르 간헐천 아이슬란드는 그 이름 때문인지 나라 전체가 빙하로 뒤덮였을 것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실제로는 활화산 30여 개와 온천 780여 곳을 품은 뜨거운 섬이다. 그 뜨거움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간헐천 게이시르로 향하면 된다. 웅덩이 수십 개가 부글부글 소리를 내며 끓고 있으니 말이다. 웅덩이에서 신비로운 푸른빛을 띤, 100℃에 가까운 온천이 수십 m 높이로 솟구칠지도 모른다. 웅덩이들은 보통 5~10분 간격으로 최대 80m 높이까지 강력한 물줄기를 내뿜는다. 수증기와 유황냄새까지 발산한다. 게이시르를 보고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악의 제왕 사우론이 다스리는 죽음의 땅 ‘모르도르’를 묘사했다고 하니 소설과 실제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SLOVENIA PIRAN 슬로베니아 피란 투명한 크리스털부터 검푸른 사파이어까지 보석 같은 다양한 색감의 환상적인 그러데이션을 보여주는 아드리아 해 최고의 뷰 스폿.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못지않다. 피란은 코퍼, 이졸라와 함께 슬로베니아 서부에 펼쳐진 47km 길이의 해안선에 위치한 항구 도시다. 이 도시는 아드리아 해와 아름다운 건축물, 성벽이 어우러진 비경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본래 도시 전체를 감싸던 피란 성벽은 합스부르크에 지배될 당시 대부분 파괴되어 길이 200m의 성벽과 성문 일곱 개만 남아 있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고풍스럽다. 성벽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더없이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외관의 성 조지 대성당, 주황색 지붕을 올린 집들이 빼곡한 시내도 한 장의 그림과 같다. 실제로 그림엽서에 등장하는 피란의 아름다운 풍광 대부분이 피란 성벽에서 촬영되었다.
JAPAN MONBETSU DRIFT ICE 일본 몬베츠 유빙 몬베츠는 시레토코와 와카나이 사이 홋카이도 동쪽 해안 한가운데 있다. 러시아 아무르 강 하구에서 시작되는 유빙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역이다. 아무르 강줄기에서 바다로 빠져나온 민물은 바닷물 위에서 얼어붙고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된다. 이후 바람과 조류를 타고 서서히 내려와 1월 말 정도 홋카이도 동쪽 해안에 닿는다. 드넓은 오호츠크 해를 가득 채운 신비한 푸른빛 몬베츠 유빙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라 더욱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아쉽게도 1월 말부터 길어야 3월 초까지만 모습을 보여주고 사라진다. 유빙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유빙 곶에서 서로 달라붙은 유빙 위를 걷거나 쇄빙선인 가린코호에 오르는 방법도 있다.
SCOTLAND RANNOCH MOOR 스코틀랜드 래녹무어 스코틀랜드는 에든버러를 중심으로 북쪽은 하일랜드, 남쪽은 롤런드로 불린다. 글렉피딕과 오반 등 유명 싱글 몰트위스키 증류소가 있는 하일랜드는 위스키 성지 순례지로 유명하다. 건물보다 산과 호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대자연의 경이를 느끼려는 이들이 많이 향하는 곳이다. 흐린 날씨 때문인지 험준한 산악 지형 때문인지 하일랜드는 전반적으로 황량한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래녹무어 지역은 더욱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을 준다. 지명에도 황야 지대를 의미하는 ‘무어’가 들어 있다. 황량한 풍광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곳이다. 얼마 전 래녹무어에 기적 같은 풍경이 나타났다. 파란 하늘과 하얀 설원 사이에 외롭게 서 있는 나무 위로 하얀 무지개가 뜬 것이다. 태양이 안개를 비춰 나타난 장관이었다.
NORWAY NORDKAPP 노르웨이 노르카프 매년 20만 명 이상이 노르웨이의 노르카프 곶으로 향한다. 북위 71도 10분 21초에 위치해 ‘유럽 최북단’으로 유명한 곳인데, 엄밀히 따지면 북위 71도 11분 8초에 위치한 크니브스셸로덴에게 그 타이틀을 내줘야 한다. 그럼에도 노르카프는 북극해 하늘의 태양을 보기에 최적의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이곳은 유럽의 끝이나 북극과 가까운 곳에서 감동적인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1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룬다.
높이 307m의 솟아오른 듯한 화강암 절벽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지구본 모양의 철제 조형물을 찾아야 한다. 그 철제 조형물을 등지고 서면 최고의 포토 스폿이 되고, 바라보고 서면 최고의 뷰 스폿이되니 말이다. 끝없이 펼쳐진 북극해와 천지를 덮은 듯한 구름, 구름 사이에서 강렬하게 등장하는 태양은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겨울이면 새하얀 설원이 그 풍경에 더해지고 오로라가 태양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한다.
CANADA AURORA VILLAGE캐나다 오로라 빌리지 오로라는 북극과 남극 모두에서 발생하지만 지구 북반구인 위도 60~80도 지역에서 빈번하게 관찰된다. 북위 62도에 있는 오로라 빌리지는 오로라가 1년 내내 발생하는 지역을 뜻하는 ‘오로라 오벌(Aurora Oval)’이기도 하다.
캐나다 관광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오로라 빌리지에 3일 동안 머물면 95%, 4일 이상 머물면 98%의 확률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시내에서 차로 25분 거리이므로 다른 오로라 관찰 지역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사방 1000km 내에 산맥이 없어 한없이 펼쳐진 평원에서 바로 머리 위로 쏟아지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오로라를 관찰하는 동안 북미 원주민 전통 천막인 원뿔형의 티피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티피 안에는 벽난로, 테이블, 의자, 커피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오로라 빌리지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편안하게 목도하기에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