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질문과 생각을 따라가주세요!
래원:베이비뉴스      2019-01-15 10:41:00

아직도 필자의 머릿속에는 이 소리가 생생하게 들립니다. 그때의 아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와,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무시했던 미안함과 함께. 이 말은 둘째 아들이 다섯 살 때 한 말입니다.

가족들이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던 어린 아이가 문득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해님이 멀어? 지구가 멀어?”

“당연히 해님이 멀지, 우리가 지구에 살고 있으니까?”

“근데 왜 해님이 지구 안에 들어와 있어?”

늦가을 오후였던 것 같습니다. 여름과는 달리 빛살이 강하지 않은 해가 하늘에 떠 있었고, 비스듬하게 차창 너머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이가 진지하게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그거야 햇님이 너무 멀리 있어도 우리 눈에 보이니까, 지구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하브루타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물음과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필자는 어린 아들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부모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의 물음에 대처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아이의 목소리를 무시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저렇게 아주 무식한 답을 하는 어리석은 엄마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다섯 살짜리의 호기심을 완전히 뭉개고 그럴싸한 과학적 지식 아닌 지식을 동원해 마치 엄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생각으로 답을 해주었던 것입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드리며 아이의 말을 얼마나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부모들이 좋은 대학이나 직장에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진짜의 행복한 물음과 이야기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신선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저의 양육태도를 되돌아볼 때 이미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된 아들들을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의 말을 관찰하고 아이들의 눈빛을 관찰하고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면 매일이 행복해집니다.

어떻게 어린 아이들의 입에서 저런 말들이 나올 수가 있을까, 어떻게 아이들의 눈빛이 저렇게 호기심으로 반짝거릴 수가 있을까, 어떻게 아이들이 생각을 하고, 사람들 도우려고 하며 엄마를 챙길 수가 있을까?

우리는 아이들을 통해서 나날이 행복한 발견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통해서 발견하며 배워가는 것들은 우리의 생활을 놀랍도록 풍요롭게 만듭니다. 만약 그때의 시간으로 되돌아 간다면 저는 어떻게 아들과 이야기를 할 수가 있을까요?

“엄마, 햇님이 멀어? 지구가 멀어?”

“어! 울 아들, 그렇게 멋진 말을 다하는구나. 그래, 연휘는 어떻게 그런 멋진 질문을 다 생각했을까?“

“응, 해님이 멀리 있는데, 왜 지구 안에 저렇게 동그랗게 들어와 있어?”

“그러고 보니까, 해님은 아주 아주 멀리 있다는 것을 아는가 보구나.

“응,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께 배웠어.”

“우와, 그렇게 어려운 것도 다 배웠구나. 그럼 아주 멀리 멀리 있는 해님이 어떻게 지구 안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했을까?”

“하늘은 지구 안에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하늘에 해님이 떠 있으니까, 해님은 지구 안에 있는 거잖아.”

“그래, 우리 멀리 있는 해님이 어떻게 지구 안에 들어와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

“해님이 낮에는 지구에 놀러오는 걸까?”

“그런가보다. 낮에는 멀리 있는 해님이 지구에 놀러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릴 때의 아이의 이야기를 지금 생각해보아도 신기합니다. 우리가 보는 하늘은 대기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태양이 지구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다시 생각해보아도 아이의 놀라운 관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관찰력과 생각하는 모습은 과학자가 연구하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부디 어린 아이들의 질문과 생각을 따라가 주세요. 지금 이 시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