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질문하는 아이로 성장하는 방법
래원:베이비뉴스      2018-12-27 16:15:00

한 권의 책은 한 장의 초대장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책을 읽고 질문을 하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는 과정입니다. 질문을 하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 초대장만 읽고 끝내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토끼의 초대를 받은 것이겠지요. 그렇게 초대받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신기한 세계로 풍덩 빠져들 수가 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는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질문을 해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우선 짧게 요약하면,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합니다. 한참 앞서가던 토끼가 잠이 들었고, 쉬지 않고 걸어간 거북이가 결국은 목적지까지 먼저 도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로 어떤 질문을 만들 수 있을까요?

▲경주란 무엇일까?

▲토끼와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토끼는 왜 잠이 들었을까?

▲거북이는 왜 토끼를 깨우지 않았을까?

▲거북이는 토끼가 잠을 자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거북이와 토끼는 얼마만큼 빠르기가 차이가 날까?

▲잠에서 깨어난 토끼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느린 거북이와 빠른 토끼가 달리기 경주를 한다는 것이 공평할까?

이렇게 질문을 만들어 보니까 어떻습니까? 질문에 대한 답을 하거나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면 모방에서 창의가 가능해집니다. 그중 하나의 질문으로 우선 이야기를 나누어볼까요?

토끼는 왜 잠이 들었을까? 꾀를 부려서, 이길 자신이 있어서, 너무 피곤해서, 게을러서, 귀찮아서, 이러한 답을 말할 것입니다. 하나의 답을 이야기하더라도 "또 다른 생각은 없을까?"라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쏟아낼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은

한 장의 초대장과 같은 것

제가 기억나는 이야기는 이런 대답으로 연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예요."

나 : "어쩌면 그런 생각을 다 했니?"

아이 : "거북이가 언제나 토끼보다 느려서 너무 속상해 했어요. 그래서 토끼가 잠을 자는 척해서 일부러 져준 거예요."

아이의 생각이 정말 예쁘지 않습니까?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로 책을 한 권 써도 될 겁니다. 제목조차 멋지잖아요.

아이들의 생각은 어른들처럼 오염이 되지 않아서 순수하지만 논리적인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억지논리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은 분명한 사고로 세상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자신들의 생각으로 표현을 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해본다면 작가가 된 어린 우리아이들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질문은 아이의 사고도 확장시키지만, 어른들의 사고 또한 확장시킵니다. 토끼는 비난받아 마땅한 이야기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토끼는 양보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배려를 한 토끼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뒷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까요? 거북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양보한 토끼의 사랑 이야기는 아름답게 이어져갈 것입니다.

피곤해서 잠이 들어버린 토끼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될까요? 깨어난 다음의 토끼의 기분은 어떨까요? 그렇게 된다면 토끼와 거북이는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겠지요. 정반대일 수도 있겠지만요. 또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꾀를 부린 토끼의 뒷이야기는 또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귀찮아서 잠을 자버린 토끼 이야기는 거북이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질문은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줍니다. 이야기의 세계에 초대받는다는 것은 작가의 생각과는 다른 독자인 나의 세계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배려하지 못한 거북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달리기 경주에서 배려란 어떤 것인지도 생각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질문하는 아빠는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