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래원:오마이뉴스      2018-07-10 10:22:00

아이가 성장하면서 거짓말을 하는 시기가 찾아오면 부모는 당황스럽고 화가 나서 아이를 다그치기 쉽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까닭을 살펴보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지 알아본다.

▶거짓말 뒤에 숨겨진 아이 마음

아이가 거짓말할 때처럼 부모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일도 드문데요.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따끔하게 야단쳐야겠다는 생각부터, 그러다 엇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거짓말에 대해 야단치기에 앞서 거짓말 뒤에 숨겨진 아이 마음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말문이 트이면서 하루에도 수십 차례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표현을 쏟아내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참 당황스럽기 마련이죠.

대부분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거짓말을 하다니…’ 하며 당황하거나 ‘누가 거짓말하라고 했어’라며 아이를 다그치기 일쑤인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방식의 대응은 전부 옳지 않습니다.

▶들통날 게 뻔한 거짓말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부모는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화가 나게 됩니다.

잘못한 행동보다 거짓말을 한 것이 더 나쁘다며 아이를 다그치게 되죠.

그런데 화를 내거나 다그치기에 앞서 잠시 찬찬히 생각해볼까요?

아이는 왜 들통날 게 뻔한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조금만 생각해도 답은 금세 나옵니다.

혼나는 게 싫고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서 제 딴에는 자기방어를 한답시고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거짓말은 자라나는 성장 과정 중 하나

그렇다면 아이는 그동안 안 하던 거짓말을 왜 갑자기 하게 된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답을 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사람들이 좋아하고 혼나지 않을지 분별할 만큼 머리가 여물었다는 거죠.

잘못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그건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란 걸 알 정도로 사회성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실망하거나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아, 우리 애가 사리분별을 할 만큼 많이 자랐구나’, ‘이제는 뭐가 옳고 뭐가 나쁜지 아이에게 가르쳐줄 때가 되었구나’라고 생각을 전환하면 되는 겁니다.

아이의 거짓말은 자라나는 성장 과정 중 하나인 것을 리해하는 거죠.

그럼 이제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볼까요?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취해야 할 부모 매뉴얼

1. 아이를 취조하지 않는다

아이의 거짓말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들이 있는데요.

거짓말은 무조건 나쁜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엄마가 거짓말은 안 된다고 했지!”,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거짓말인 거 몰라?”라며 싸늘한 분위기를 만들고, 거짓말의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듯 아이를 취조하듯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잠시만 효과를 보일뿐 약발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아이는 다그치면 다그칠수록 잘못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거짓말 속으로 점점 더 숨게 되기 때문이죠.

부모가 흥분해서 몰아붙이면 아이는 더 영리한 거짓말쟁이가 될지도 모릅니다.

2. 나의 양육 태도를 점검해보자

만약 아이가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동안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평소 어떤 식으로 아이를 대해왔는지 스스로를 돌이켜보세요.

앞뒤 상황을 알아보기도 전에 얼굴부터 붉히고 언성을 높였다면 아이는 지레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거짓말을 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거짓말 습관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황을 살펴야 할 때는 다그치듯 묻지 마세요.

“동생 때렸어? 어서 말해!”가 아니라, “동생이 이래서 그런 거니? 그런데 혼날 것 같아서 안 때렸다고 했구나.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주면 엄마도 잘 리해할 수 있단다”라는 등의 말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면 됩니다.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신뢰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입니다.

3. 상처가 될 만한 말을 하지 말자

'거짓말을 잘해서 정말 큰일이야.' '거짓말 잘하는 아이야.' '거짓말쟁이야.' '나쁜 아이야.'라는 등의 말은 삼가야 합니다.

"넌 왜 이렇게 거짓말을 잘하니?"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깁니다.

강하게 야단쳐서 앞으로 거짓말을 못하게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할 순 있겠지만 이런 작은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큰 잘못을 하긴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거짓말이 나쁜 걸 알고 다시 하지 않으면 괜찮은 거라고 아이의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게 아이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4. 아이의 마음을 안아주고 올바른 방법 알려주자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아이를 혼내더라도 체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는 거짓말이나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혼을 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후 다독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거짓말을 한 상황을 혼내고 나서 그 후 놀랬을 아이 마음을 안아주고, 스스로 거짓말한 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잘못한 벌을 받을 것인가도 성장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무엇보다 솔직히 털어놓았을 때는 이를 격려해 주어서 아이의 양심을 보듬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엄마 죄송해요. 말하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실까 봐 말하지 못했어요.”라고 한다면 “이제라도 솔직하게 말해서 다행이다. 너도 들통나면 어쩔까 맘이 편치 않았을 거야.”라며 부모는 자녀에게 정직이 가장 깊은 이해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거짓말을 해야 할지 갈등할 때 망설임 없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5. 아이의 거짓말에 공감해주지 말자

아이는 겁이 나서, 불안해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등등의 리유로 거짓말을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관심을 끌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럴 때 오죽했으면 아이가 저런 거짓말을 다 할까 싶어서 아이의 거짓말에 공감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거짓말로 관심을 끄는 것이 자칫 버릇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죠.

반대로 관심을 받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야단치는 것도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그랬구나” 하고 짤막하게 대답하고 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차츰 거짓말로 관심을 끌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됩니다.

대신 평소에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더 따뜻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봤는데요.

무엇보다 거짓말을 하기 쉬운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완벽한 것을 기대하거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부모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없게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할 때,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용서받는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있다면 아이는 거짓말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