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엄마의 함정_ 내 아이 자생력 높이기
래원:외신      2018-05-18 16:22:00

“어떤 엄마가 되고 싶으세요?”

라고 물어보면 많은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친구 같은 엄마’를 꼽습니다.

친구처럼 편안하고 다정한 엄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죠.

특히 어릴 때 엄마의 부재를 경험했거나 무섭고 엄한 엄마 밑에서 자라 아기 짓을 맘껏 못하고 자란 엄마일수록 친구 같은 엄마에 대한 열망은 매우 큽니다.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불안함’, ‘무서움’, ‘어색함’ 등을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친구 같은 엄마’를 꿈꾸는 엄마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식 바보’ 라는 거죠.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나치게 허용적인 엄마라는 겁니다.

내 자식 예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들의 자식 사랑은 각별함을 넘어 유별나 때로는 같은 부모입장인데도 눈살이 찌푸려지게 만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광역 버스를 타고 가는데 (이 버스를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로 버스 안에서 자는 경우가 많죠)

7~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 4명 앉아 어찌나 떠들던지 아무리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다른 좌석에 있는 승객들도 모두 한 번씩 쳐다보면서 눈치를 주는데도 아이 엄마 둘은 아는지 모르는지 나란히 앉아 자신들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내 자식들도 그럴 수 있으니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긴 하는데 이번에는 정도가 좀 심하다 싶었죠.

이 때, 참다못한 한 승객이 “아이들 좀 조용히 시키세요!” 라는 이야기 하자 그제서야 엄마 중 한 명이 아이들을 향해 “조용히 해” 라고 한 마디 하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떠들었고, 엄마들은 조용히 시키라고 말한 승객의 말에 기분이 나빴는지 그를 향해 레이저 눈빛을 마구마구 쏘아댔습니다. 버스에 탄 많은 승객들은 어쩔 수 없이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불편한 동행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저는 엄마도 엄마지만 아이들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반드시 배워야 할 기본적인 예의범절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해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려움과 좌절감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애들에게 말해봤자 소용 없어요, 말을 안들어요”

라는 엄마들 많지요.

아마도 그 때 그 버스 속 엄마들도 어디 가서 그렇게 말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리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능력도, 스스로를 절제할 힘도 약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판단력', '절제력', '인내력' 등을 키울 수 있게 부모가 도와줘야합니다.

부모의 권위로서 말이죠.

하지만 친구 같은 엄마를 꿈꾸는 많은 엄마들은 아이와의 친밀감을 지나치게 중요시 한 나머지 반드시 갖춰야 할 엄마의 권위를 놓쳐버립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닌 친구처럼 만만한 대상이 되거나 친구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도 하지요.

눈치 백단 아이들은 엄마가 나에게 끌려오는 스타일인지, 나를 이끄는 스타일인지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우리 아이 떼가 늘어 육아가 너무 힘든 엄마라면 내가 아이에게 지나치게 허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권위 없이 친밀감만 쌓으려고 한 건 아닌지 잠시 나의 양육 스타일에 대해서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우리도 엄마가 처음인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어요. 지금부터 하면 되요~~ 괜찮아요~~~~)

'엄마의 권위'는 애정을 바탕으로 훈육을 할 수 있을 때 바로 섭니다.

이미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충분합니다.

그러므로 애정을 뺀 나머지 권위 세우는 방법 3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아이의 눈물에 속지 않는 겁니다

‘속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자식 바보 엄마들은 유독 아이의 눈물에 약한건 사실입니다.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거나 화를 냈다가도 아이가 눈물을 흘리면 바로 허용해주거나 “엄마 미안해” 하며 급 사과를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엄마가 그럴수록 아이는 엄마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엄마를 시도 때도 없이 조정하려고 듭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아이의 눈물이 가슴 아프더라도 아이에게 좌절과 아픔을 겪게 하는 것도 아이를 위해서 필요한 일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눈물을 흘리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당장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면 고개를 돌리거나 아예 자리를 떠서 상황을 보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 주도성을 키워주는 겁니다

자식 바보 엄마들은 아이를 품 안에 끼고 예쁘고 곱게만 키우려고만 합니다.

“엄마가 다 해줄게” 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은 일거수일투족 아이만 바라보고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해 주려고 준비하다보니 아이는 자연적으로 몸도 마음도 연약하고 의존적인 아이로 자랄 수 밖에 없게 되죠.

엄마 품의 화초로 자란 아이는 거칠고 험한 세상에 나올 때 조그마한 바람에도 더 쉽게 좌절하고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므로 너무 오냐오냐 키우기보다 실패와 좌절, 아픔, 상처 등을 겪었을 때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자생력과 주도성을 키워줘야 합니다.

귀한 자식일수록 강하기 키우라는 말도 있듯이 주도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대신 해결해주기보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고, 아이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며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고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이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혼자 해보겠다고 낑낑대는 것이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혼자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속터져 그냥 내가 해주고 말자 싶은 욕구들이 불끈 솟아오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때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절대 나서지 않겠다!’ 식의 약속 한 가지를 정해서 스스로 기다려주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절대 안되요. 그러므로 너무 좌절하지 말고 작심삼일을 반복하겠다 생각으로 천천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습관이 되어 있어요~~)

세 번째는 한번 안 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겁니다

아이의 요구사항에 안 된다고 했다가도 계속되는 떼에 무너지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의 떼를 더욱더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한 번 안 되는 것은 아이가 아무리 떼를 쓰거나 울어도 안 되는 것임을 알려줘야 합니다.

엄마의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는 오히려 아이 스스로 ‘되는 일’과 ‘안 되는 일’ 을 구분하게 해 혼란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이 때 중요한 것은 남편과 ‘안 되는 것’ 에 대해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빠는 되는데 엄마는 안 되고, 엄마는 되는데 아빠는 안 되는 일이 발생돼 오히려 아이가 눈치 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과 육아 원칙 3~4가지를 정해서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감을 심어주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