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거짓말을 시작했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래원:외신      2018-04-02 10:16:00

세 살 된 우리 아이가 거짓말을 시작했어요. 밖에 나가면 조금 걷다가 금세 “안아줘, 안아줘.”라고 하는 거예요. 저도 힘들고 짐도 있어 “걸어.” 그랬더니 얼굴을 막 찡그리면서 “배 아파. 엄마, 배 아파.” 그러더라고요. 너무 기막혀 웃고 말았어요. ‘쟤가 저렇게 연기를 하다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의 거짓말은 성장 과정의 하나

심리학자 캉리는 아이의 거짓말을 매우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로 인식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아이들의 거짓말을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자기 자신의 언행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캉리가 말하는 2가지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1)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

어떻게 거짓말이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련결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상대가 모를 거라는 전제 아래 거짓말을 하지요. 제 아이도 아마 제가 자신의 거짓말을 알아채지 못할 거라 생각했을 겁니다. 제 마음을 읽고 자신도 피해자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죠. 거짓말로 쓰이지만 않는다면,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은 공감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되는 것이지요.

2)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대부분의 어른들은 속으로는 싫어도 겉으로는 좋은 척도 잘하고, 불쾌해도 편안한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말, 그리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바로 자기 통제력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기 통제력을 배우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리유

순간적으로 자기를 보호하고 싶을 때 우리는 거짓말을 합니다. 또 남을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을 때도 우리는 배려하기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장난과 재미로 해보기도 하지요. 때로 아이들은 그 결과가 어떨지 예측하지 못한 채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우리는 거짓말에 대해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면 크게 불안해하고 걱정하면서 아이들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사실 아이들이 부모에게 하는 거짓말은 우리가 사회에서 하는 거짓말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들은 때로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을 합니다. 사랑받기 위해라서고 봐도 좋습니다. 1차적으로는 혼나는 게 무서워서 거짓말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이 거두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느낍니다.

정직하게 키우고 싶다면 정직할 수 있는 용기를 주자

그렇다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거짓말이 나쁘고 거짓말을 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고 말하기보다는,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알려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아이들도 거짓말할 때의 불편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아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얘야, 누구나 사실과 다르게 말할 수는 있어. 그런데 그 거짓말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바로잡아야 한단다.”라고 말입니다. 만약 “한 번만 더 거짓말하면 혼날 줄 알아.”라고 말한다면 아이들은 되돌릴 기회를 놓치고 말지 모릅니다.

그러나 “언제든 네 마음이 편치 않으면 솔직하게 말해. 그럼 엄마가 너를 도와줄게.”라고 말한다면 아이들은 안심합니다. 마음이 안정되면서 믿음을 회복하는 거지요. ‘아, 우리 엄마는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리해하고 도와주실 거야.’라고 말입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시작합니다. 두려울 때는 침묵하지만 편안하면 고백합니다. 아이들이 용기를 갖고 고백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이 정직하게 살 수 있는 힘은,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크는 것이 아니라 정직함으로 돌아올 수 있는 용기를 키워주는 데서 나옵니다.

[아이의 마음을 여는 공감톡]

1) “너 거짓말하지 말랬지?”

➔ “엄마가 알고 있는 것과 네 말이 다르네. 그래서 엄마가 좀 혼란스러운데, 엄마가 리해할 수 있게 설명해줄래?”

2) “그런데 왜 거짓말을 했어!”

➔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 쉽지 않았을 거야.”

3) “앞으로는 거짓말하지 마.”

➔ “거짓말은 누구나 할 수 있어. 하지만 2가지 이유에서 옳지 않아. 첫 번째는 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해서 불편하고, 마음속으로 미안할 거야. 두 번째는 상대방이 힘들 수 있어. 그래서 용기를 내서 말하는 게 중요해. 엄마, 아빠가 도와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