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지능에는 딱 맞는 때가 있다!
래원:EBS      2017-12-29 15:11:00

'적기교육'이라는 말이 이상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적기교육과 조기교육에 대해서 어렵게 느끼지 마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때 하는 교육이 적기, 조기교육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적기이면서 제일 빠른 시점에 교육을 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다는 의미입니다.

적기교육이 필요한 리유는 뇌 때문입니다. 뇌에는 천억 개 정도의 뉴런이 있고요, 그게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서 머리가 좋아지고 안 좋아지고 하는 거거든요. 이것을 뇌 환경 가소성이라고 하는데요, 일정한 자극을 주면 그 부분이 활성화가 되면서 해당 부분의 지능이 좋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뇌가 아무 때나 자극을 준다고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아직 활성화가 안 될 타이밍인데 그곳에 아무리 자극을 줘봤자 소용이 없는 거예요. 보통 0세부터 18세까지 뇌 환경 가소성이 계속 좋아지는데요, 각 나이마다 좋아질 때와 노력을 해도 별로 안 좋아질 때가 있기 때문에 엄마가 잘 관찰해서 '아 지금은 이거를 시켜야 될 때구나' 하는 걸 그 때 시키면 좋아지는 거예요. 초등학교 3학년 때 할 걸 3살이 한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3살 때 하면 좋아질 것을 초등학교 3학년 때 하면 더디게 되죠. 따라서 '지금 우리 아이는 저걸 많이 하면 좋을 때구나.'를 부모님께서 파악하시고 그때 그걸 빨리 시작하는 게 적기조기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53개월 남아예요. 학습 위주의 유치원이 좋을까요, 놀이 위주의 어린이집이 좋을까요. 현재 만 5세까지 다닐 수 있는 구립어린이집만 다니는데 고민이에요.

일단 다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중요한 건 자극을 주는 건데, 그게 꼭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기관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어머니께서 '이 아이는 언어와 관련된 책에 하루에 몇 분 정도 자극을 받고 있나' 또는 '교구재나 자연, 바깥에서 뛰어노는 활동을 어느 정도 하고 있나'를 생각하셔서 가벼운 수준으로 뇌를 자극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시면 되요. 이때는 많은 것들이 아주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때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 들어온 자극들이 지식으로 남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다양할수록 좋고 그게 꼭 어떤 기관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 지능검사를 받았는데 언어지능이 높다고 나온 9살이에요. 그런데 책을 스스로 안 읽어요. 제가 어릴 때 많이 읽어줬거든요. 계속 꾸준히 읽어줘야 하나요?

9살이면 자기 스스로 책을 읽을 때가 됐거든요. 엄마가 읽어줬을 때 좋은 점은 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행동에 기쁨을 느낀다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와 같이 해서 언어성이 좋아진 것은 매우 칭찬해줄 만한 일인데,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에는 약점이 하나 있어요. 빨리 읽는 데 한계가 있죠.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거에서 “네가 그 책을 읽고 엄마한테 얘기를 해줘봐라.“ 이런 식으로 아이 스스로 읽는 습관을 조금씩 들여야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 나서 칭찬을 해주면 아이가 더 기쁨을 느낄 것 같고요, 지금이 그렇게 하셔야 할 적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7세 때부터 글자를 가르치는 게 좋다는데 한국에서는 5살이면 시작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7세 때부터 해야 될 리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아이가 글자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고 가르쳐줬을 때 받아들이는 힘이 있다면 그 아이한테는 그 때가 적기인 거예요. 어떤 아이는 7세가 딱 맞는 아이도 있고요, 어떤 아이는 3, 4세인데 언어를 받아들이는 데 힘들지 않은 아이도 있어요. 만약 5세에 글자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때 꼭 가르쳐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어머니의 관찰로 봤을 때 아이가 한글을 보여줬을 때 좋아하고 가르쳤더니 빨리 알아듣는다면 이 아이는 그때가 적기인 거예요. 반대로 가르쳤는데 관심이 없거나 애가 힘들어한다면 조금 있다가 가르쳐도 상관이 없다는 거죠. 그 아이에게는 그게 적기죠.

아동도서 같은 경우에도, 5세 6세 7세에 맞게끔 만들어 놓은 도서가 있는데 이 아이가 5세라고 꼭 5세에 아동도서를 보여줄 필요는 없어요. 6세, 7세 것을 보여주었는데도 이 아이가 계속 흥미를 느끼거나 좋아하면 이 아이의 정신연령은 평균보다 좀 높다고 생각해서 더 높은 수준의 책을 읽혀주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4. 9세 여아고요, 취미로 발레, 리듬체조 등을 배우는데 선생님이 너무 잘해서 천재라고 합니다. 근데 공부는 특히 영어, 수학 시간에 졸고 지루해 하고 공부를 안 하려고 해요. 운동지능과 인지학습지능이 많이 다른 건가요?

네, 운동지능하고 인지학습능력은 많이 다르죠. 그래서 공부를 잘한다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을 잘한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한다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에요. 물론 같이 잘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하나를 잘한다고 해서 다른 걸 또 잘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어느 부분을 자극을 많이 받고, 많이 행동을 했고, 칭찬을 받느냐에 따라서 그 부분이 더 많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이 아이를 발레리나 또는 리듬체조선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으면 김연아 선수처럼 지금부터 계속 집중적인 훈련을 하면 그쪽으로 클 가능성도 있는데, 만약 운동은 취미로 할 거고 공부를 시켜야 된다면 언어적 자극이나 수학적 자극을 지금부터 주지 않으면 그쪽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님이 판단을 잘 하여 결정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5. 작업 기억이 떨어진 아이들에게 그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그냥 들입다 외우게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숫자도 괜찮아요. 전화번호 외우기, 우리 식구 생일 외우기, 반 애들 이름 외우기, 우리 동네에 있는 약국외우기, 지나가는 차 번호판 외우기 등 뭔가 있으면 자꾸 외우는 노력을 하면 좋고요. 또 숨은 그림 찾기나 미로 찾기, 다른 그림 찾기 같은 거 있죠? 눈으로 보고 기억했다가 찾는 거, 이런 것도 작업 기억에 되게 좋아요.

초등학생 정도라고 하면 작업 기억이 두 가지가 있거든요. 눈으로 보는 작업 기억이 있고 귀로 듣는 작업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한테 국어를 가르칠 때 시를 한 줄 읽어보고 따라하게 하고 그 다음에 두 줄 읽어보고 따라 하게하고 세 줄 읽게 하고 따라하게 하고 그 다음에 시를 전부 다 읽어주고 따라하게 하는데요. 보통 청각적 작업 기억능력은 7자리까지는 잘 외워요. 그래서 전화번호 7자리까지는 마의 세븐이라고 해서 잘 외우는데, 거기에 010이 붙으면 약간 힘들어지기 시작하거든요. 하지만 훈련을 통해서는 80자리까지도 그냥 외울 수가 있대요. 그래서 그냥 이런 암기력을 키우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좀 키우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쉬운 암산을 하는 것도 작업 기억에는 아주 도움이 됩니다.

6. 초1여아인데요, 꼭 시켜야 공부나 숙제를 해요. 공부뿐 아니고 다른 일들도 몇 번을 말해야 그제야 해요. 시키면 하기 싫어서 징징거리면서 쉬운 문제를 한참 걸리는데 온갖 기분을 맞춰주면 정말 순식간에 다 풀어요. 다른 일도 기분 좋으면 혼자서도 잘하고요. 매번 옆에서 계속 기분 맞춰주고 지치고 언제까지 계속 봐줘야 할까요? 잔소리에 익숙해져만 가네요.

쉬운 문제도 마음만 먹으면 잘 푼다는 거면 인지능력이 나쁜 건 아닌데요, 개시장애라고 하거든요. 어떤 걸 시작할 때 굉장히 싫어하거나 아니면 시작했는데 오래 못하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이런 아이들은 언어성은 좋은데 동작성이 떨어지거나 집중시간이 다른 사람보다 짧을 수가 있는데요. 이때 화를 내시면 더 문제가 생기니까 이 아이한테 칭찬을 많이 해주시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풀게 하지 마세요. 한 10분 단위로 풀고 쉬었다가 풀고 또 쉬었다가 풀고 해서 학년이 올라가면 집중력은 시간이 좀 늘어나기 시작하거든요.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의 평균 집중시간은 한 10분, 2학년 20분, 6학년 60분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근데 우리 아이가 10분도 못 견딘다면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셔야 하고, 1학년인데 20분 정도 꾸준히 한다. 그러면 집중력이 괜찮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의 기분을 맞춰 주시는 일은 어쩔 수가 없어요. 내 아이니까. 내가 낳았으니까 할 수 없이 고생하셔야 되는 거죠. 왜냐면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이럴 때 그렇게까지 정성껏 해주지 않거든요. 엄마니까 이렇게 하셔야 할 것 같아요.

2014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자료인데요,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학습할 때는 8세가 제일 좋대요. 그 다음에 뇌 인지능력 즉, 머리가 제일 좋아질 때는 18세. 그리고 평균 기억력은 22세가 제일 좋고요, 신체근력, 근육의 힘은 25세가 좋고요, 마라톤의 최적기는 28세랍니다. 그 다음에 뼈가 제일 튼튼할 때는 30세고요, 새 얼굴을 익히는 능력은 32세가 제일 좋답니다. 그리고 과학적 대발견은 40대에서 50대에 타인의 감정에 대한 이해력이 가장 좋대요. 계산 능력은 의외였는데요, 50대가 제일 좋대요. 그 다음에 어휘력은 60대에서 70대. 그래서 이때 아주 명작들이 많이 나오죠. 그 다음에 갈등해소력은 60세 이후고요, 심리적 안녕은 82세랍니다. 살만큼 살아야 그때부터 마음이 편하고 허허 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서 80대 90대까지 사는 동안에 적기라는 게 다 있다는 거죠. 어휘력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고등학교 때 성인이 돼서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더 좋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이르다고 다 좋은 건 아닌데요, 저는 조기교육을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데 적기에는 반드시 교육을 시켜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게 조기 교육으로 보여질 수 있겠죠.

7. 4학년 아이가 제 옆에 있으면 공부를 하는데 제가 없으면 바로 그만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공부가 끝날 때까지 옆에 있어야 하나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엄마하고 같이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엄마가 아주 바쁘거나 불편하지 않으면 해주면 돼요. 비록 지금은 아이를 독립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아이와 엄마가 사이가 좋은 것이기 때문에 나쁠 건 없고요, 다만 대신 해준다거나 중간에 자꾸 질문하는 건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하면 좋겠어요.

엄마가 옆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면 구태여 떠날 필요는 없는데요, 그래도 지나치게 엄마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면 잘못하면 지나친 애착관계로 갈 수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야외활동이나 운동이나 여행, 단체여행을 보내서 엄마 없이 보내는 생활을 자꾸 경험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하다보면 점차적으로 준거집단이 엄마와 나와의 관계에서 또래집단으로 넘어갈 때가 와요. 그때 살짝 떼면 되고요, 아직 애착이 있는데 떼려고 하면 오히려 이 아이한테 안 좋을 것 같습니다.

8. 아이가 시험을 보는 걸 두려워하고 틀리는 것도 두려워하는데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엄마 아빠한테 혼나서 그러는지 궁금합니다. 극복하는 방법이 혹시 있나요?

시험 결과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영재일 가능성이 되게 높거든요. 자기가 못한다는 게 밝혀지거나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시험을 치든지, 시험 결과에 대해서 부모가 아예 무심해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또 시험이란 항상 그러는 것이라는 생각을 아이가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대화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일 경우 시험 때 못하면 '내가 평상시에도 잘 못했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자아정체성이 무너져서 그러는 거거든요. 그것을 좀 더 너그럽게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자꾸 얘기해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