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
래원:베이비뉴스      2017-05-30 18:59:00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존중하고 공감할 자세가 돼 있을까?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진 않았을까? 아이들은 부모가 믿는 만큼 성장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옆에서 길잡이가 돼주면 된다.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와 함께 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를 연재한다.

# 우유를 달라는 아이에게 빨대를 꽂아서 우유 한 컵을 줬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뽀그르르 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넘치면 네가 닦아야 해. 우유도 더 안 줄 거야.”

그 말을 들은 순간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빨대에 바람을 가득 불어넣어 딱 넘치지 않을 만큼 뽀그르르 우유거품을 만든다.

# 아이가 손에 볼펜을 들고 거실 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벽에는 낙서하는 게 아니야. 알지? 여긴 빌린 집이라 다시 돌려줄 때 벽을 깨끗하게 해놓아야 해. 그러려면 돈이 많이 들어. 엄마가 스케치북 여기 놓을 테니 여기다 그리렴”이라고 말해도 아이는 대답이 없다. 다시 한 번 물끄러미 벽을 바라보던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벽에 낙서를 한다.

◇ 청개구리 아이? 당연하고 반드시 필요한 과정

‘미운 네 살’이라는 말이 딱 맞을까? 아이들은 부모가 무슨 말만 하면 무조건 거꾸로 한다. 평소에는 화장실에 가서 혼자 손도 잘 씻으면서 손을 닦고 오라고 시키면 “싫어!”라고 말하며 컵에 정수기 물을 받아 손을 씻는다. 아이의 청개구리 모습에 부모들은 몇 살까지 저럴까 싶어 답답하기만 하다.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의 저자는 “아이들의 청개구리 성향은 아주 당연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는 100만 엄마들의 지지를 받은 육아 블로거 ‘힐링유’와 정신과 전문의 남편이 세 아이를 키우며 함께 쓴 공감과 존중의 육아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쓴이는 “어쩌면 아주 어릴 적에 물 컵 속에 손을 넣어서 장난치고 싶은 욕구를 마음껏 충족시키지 못해서 지금 나이에 그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저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이미 음식이나 컵으로 장난치고 싶었을 텐데 부모가 못하게 하면서 욕구가 좌절됐고 뒤늦게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

글쓴이는 “두 돌이 지나면 아이는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을 갖게 된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항상 의존했던 양육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독립을 꾀한다”며 “지금은 아이가 반항하는 모습이 얄밉고 화가 나겠지만, 그것은 마치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맺히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는 그동안 전적으로 양육자에게 의존해야만 했던 아기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의지를 세우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잘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아이를 왕성한 호기심과 추진력, 모험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클 수 있게 도와준다.

글쓴이는 “기고 걷고 말을 하는 과정이 아이의 발달에 반드시 필요하듯이 사고를 치고 반항을 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이가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이는 결코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걱정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뒀다가 반항아가 되면 어쩌지?’ 싶을 것이다. 하지만 버릇을 고치겠다고 혼낸다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질 뿐 아니라 부모로부터의 건강한 정신적 독립도 어려워진다. 훈육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아직은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훈육은 필요하지만, 이 훈육의 방식은 아이의 빠른 발달 속도에 맞춰 변화시켜가야 한다. 글쓴이는 “두 돌 아이에게 세 돌짜리 아이와 같은 훈육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젖먹이에게 삼겹살을 주는 것만큼이나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해나가는 방법을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바로 아이 자신이다. 어른이 가르칠 수도 가르치려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게 글쓴이의 생각이다.

◇ 청개구리 짓을 할 때가 책임감을 가르치는 좋은 시기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이런 발달과정을 가만히 지켜만 봐야 할까? 글쓴이는 “어른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른의 욕심이 그들의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올 때마다 살짝살짝 그것들을 얹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가 크게 다칠 위험이 있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일 때는 분명하게 제재를 가하고 충분히 알아들을 때까지 시간을 들여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네가 잘못한 것이니 후회해봐라!’며 다신 그러지 못하도록 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해주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아이가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것이다. 벽에 낙서를 하면 능력이 닿는 데까지 지우게 하고, 우유를 흘리면 행주를 가져와서 닦게 하고 종이를 오리면 오리고 남은 쓰레기를 치우게 하는 방식이다.

물론 아이가 잘 하는 건 없을 것이다. 아이의 서툰 걸레질이 답답해 ‘내가 하고 말지’ 하며 걸레를 뺏어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준다면 아이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자신이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글쓴이는 “청개구리 짓을 하는 이 시기가 오히려 책임감을 가르쳐주기에 좋은 시기다. 부모 입장에서는 귀찮고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용기를 가진 아이로 크기 위해서는 어린 아이 때 부모가 감수해야 하는 노력과 성가심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감당해야할 무거운 결과에 비하면 정말 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쓰레기는 당연히 부모가 치운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그렇지 않음을 설명해야 하고, 어른이 닦으면 몇 초도 안 걸릴 일을 아이에게 일일이 가르쳐주는 일이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아이들은 실수로 우유를 흘리면 조용히 행주를 가져와 닦고 밥을 다 먹은 뒤에는 빈 밥공기를 싱크대에 옮겨놓을 것이다. 몇 년 만 지나도 지금 이 시기에 부모가 해둔 노력이 큰 빛을 발한다는 말이다.

글쓴이는 “돌아보면 일상에서 아이들이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계속 있다”며 “아이들이 자유와 책임의 연관성을 완전히 깨닫고 몸에 익힐 때까지는 한참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만큼 많은 기회가 남아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자”고 조언했다.

◇ Solution. 청개구리 아이를 키운다면

- ‘미운 네 살’, ‘청개구리 아이’는 당연한 발달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 부모는 아이의 발달 과정을 방해하지 말자. 단, 아이가 크게 다칠 위험이 있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일 때는 분명하게 제재를 가한다.

- 청개구리 짓을 하는 시기가 오히려 아이에게 책임감을 가르쳐주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자.

-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이 스스로 책임지도록 한다. 아이가 우유를 마음대로 먹다가 흘렸다면 아이 스스로 행주로 우유를 닦도록 연습시킨다.

- 훈육은 필요하지만 훈육의 방식은 아이의 발달에 맞춰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