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몸이 불편해서 그럴 수도 있어요
래원:다음      2017-02-09 10:30:00

민철이(가명)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산만하며 집중이 어렵다고 상담을 요청해오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민철이는 산만한 친구들의 특성보다는 조용한 편으로 언어적인 상호작용도 적절한 편이였습니다. 단지 눈맞춤을 편하게 하지 못하며, 자신없는 작은 목소리 등의 비언어적인 특성으로 비추어 아이가 갖고 있을 심리적 불편감이 느껴졌습니다. 민철이는 "엄마만 본인에게 산만하다고 표현한다"고 조심스럽게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을 만나보니 산만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양육 환경이나 태도 등의 요인보다는, 오히려 안정감이 드시는 분들로 여겨졌습니다만, 맞벌이와 어머니의 근무 특성상 밤 시간에 대한 아이와의 확보 시간이 부족한 부분 등으로 아이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민철이는 두터운 안경을 끼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아서도 발달선상에 적합한 정상시력이 나오지 않아 보였습니다. 혹시나 하여 부모님께 확인하여보니, 부모님의 일정에 여유가 없으셨던 덕에 발달상에 필요한 치료 기간을 놓치게 된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아이가 눈이 잘 안 보인다는 표현을 하여 검사를 하니, 약시 및 난시 근시 등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합니다. 약시는 부모님들도 아시다시피, 최소 만 6세 이전에는 교정치료 등이 되어야 시력 확보가 유의미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쁘신 일과와 때마다 적절히 발달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관찰이 늦게 되는 경우, 민철이와 같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거 같습니다.  

실상 신체적인 질병 등 발견 시점부터 관리를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 우선은 중요하겠습니다만, 문제는 신체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2차적, 즉 심리적 불편감인 듯 싶습니다.  

민철이의 산만함은 신체적 불편감 및 누적된 환경적 요인(부모와의 상호작용의 질)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부분에 있을 수 있겠습니다. 보통 시력이나 청력 등 이외도 발달선상에 지연이나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발달에 맞는 과업을 행하기 위한 주의집중력 지연능력 등에 불균형이 일어나며, 일부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어려움으로의 산만함과 주의력 결핍 및 부족 등이 선택적으로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민철이의 어머니는 민철이의 신체적 불편감을 살펴보시기보다는, 학업에 지연되는 부분만으로 바라보셨던 맥락이 있었습니다. 민철이의 특성에 대해 보다 공감적으로 대응하시지 못하신 듯 여겨집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자신도 모르는 알 수 없는 마음들, 그리고 두터운 안경을 끼어 마음껏 뛰어 놀기에 어려운 상황들.  

시력 역시 뇌 발달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산만하거나 주의 집중하는 부분에서의 어려움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시력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질병 관리 치료에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그만큼 몸의 불균형과 이로 인한 불편감으로 인해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실상, 신체적 어려움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 아이들이 산만한 듯 여겨지시나요? 그 이유가 어디서 온 것일지 혹시 깊게 고민하신 적은 있으셨는지 조심스레 여쭤봅니다. '아이'이기 때문에 자신의 불편감을 언어적으로 묘사하지 못하여 신체적 불편감이 동반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혹은 신체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우리 가정의 환경적 특성은 무엇이 있는지, 잠시 확인해보시면 어떠실까요? 그 이후, 꼭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