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경제 버릇 여든 간다
래원:맘앤앙팡      2017-01-21 01:32:00

부모를 따라 마트에 장을 보러 간 아이, 사도 되는 물건인지 묻지도 않고 자신의 관심 코너에서 쇼핑을 즐긴다. 아동발달 전문가들은 아이가 물건을 갖고 싶은 욕구를 구체적으로 의식하고 표현할 수 있을 때, 기다리고 참는 능력이 생길 때 경제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많은 가정에서 숫자를 이해하고 물건에 가격이 있다는 걸 이해하는 여섯 살 이후에야 용돈을 주기 시작한다.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400여 명을 대상으로 경제교육 적령기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중 응답자의 80%가 7세부터 시작하는 게 적당하다고 답했다. 나혜정 한국아동발달 마곡센터장은 “마트에 가거나 병원을 방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매일 부모의 소비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활동을 경험하고 있다. 만 4세 정도에는 거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하므로 물건 바꾸기, 물건 사기 등 아이가 이해하는 수준에 맞게 경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장보기 놀이로 물물교환 개념 알기

잡지나 전단지에서 인쇄된 물건들을 오려둔다. 신발 가게, 식품점, 장난감 가게 등을 만들어두고, 가족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도록 한다. 돈을 대신할 가족용 화폐를 만들어 물건을 살 때는 반드시 화폐를 지불하고 물건과 바꾸는 연습을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을 가족 수만큼 살 때는 화폐도 그만큼 내야 한다는 걸 배우는 것이다.

✎ 합리적 소비법을 배우는 역할놀이

역할 놀이는 만 4세 아이가 경제 개념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시장 놀이는 주인과 손님의 역할, 물건과 화폐, 사고파는 행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결정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와 기술까지 갖춰야 한다. 나혜정 센터장은 “아이가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만 4~5세 아이들은 나름대로 생필품과 사치품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가져야 할 것과 갖기 원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 보드게임으로 수 개념 익히기

수 개념을 알아야 돈도 보인다. ‘셈셈수 놀이’ 같은 보드게임은 수와 양의 일치, 수의 순서, 수의 크기 비교, 가르기와 모으기, 덧셈 뺄셈 등 기초 수학 개념과 연산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셈셈피자가게’로 덧셈 뺄셈 능력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 경제 교육, 세 살과 네 살 사이

아이 나이에 따라 수 개념, 소유와 거래에 대한 인식 정도가 다르다. 아이가 소비자로서 행동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경제 교육의 적기다.

3세가게에서 사탕과 장난감을 살 수 있다는 건 알지만 돈과 교환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4세동전 이름은 구분하지 못해도 물건을 살 때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돈을 주고 물건을 교환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돈에 관심이 많지 않다.

5세동전의 종류를 대강 구별할 수 있다. 물건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돈을 잘 잃어버리고 충동구매가 잦다. 물건을 사기 전에 선택을 망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