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6-12-28 16:47:00

아빠가 자녀와 행복할 때 가족에게 쏟아지는 복(福)은 정말 놀랍다. 아들과 딸은 물론, 부부 관계와 아빠 자신에게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복들이 쏟아진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복이 대를 이어서 계속 된다는 사실이다. 1960년대부터 발전되기 시작한 가족치료 분야의 심리학자들은 한 개인의 심리상태가 당대에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리유로 개인의 능력, 성격 특성, 행동 패턴이 부모에게서 자녀로 전이되기 때문이라면서 이를 세대 간 전이(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라고 칭했다. 례를 들어 아빠에 대한 불만으로 "난 아빠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를 외쳤던 아들이 나중에 아빠 같은 사람이 되는 섬뜩한 반전은 영화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애착을 연구하던 심리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애착의 대물림 현상을 발견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안정 애착을 경험했던 자녀는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신의 자녀의 안정 애착을 맺을 가능성이 높고, 불안정 애착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모든 사람이 언제나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부모와 자녀 사이의 행동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자녀 양육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아빠로부터 행복한 양육을 경험했던 아들도 그런 아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문경대학교의 주경숙과 인제대학교의 성미혜는 이 사실을 경험적으로 밝혀냈다. 이들은 아빠들의 아동기 경험과 부성 애착, 부성 역할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2004년 6월부터 8월까지 경기도와 인천에 소재한 두 곳의 산부인과에 내원한 277명 남편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의 아내는 모두 정상 분만을 경험한 초산모였다.

연구자들은 남편이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상호작용 경험과 성장 경험(아동기 경험), 아기에게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심이 있는지(부성 애착), 아버지로서 신생아 돌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부성 역할)를 측정했다. 그리고 이 세 변인의 상관관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세 변인은 서로 정적상관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긍정적 아동기 경험을 했을수록 부성애착과 부성역할 정도가 높았으며, 부성애착 정도가 높을수록 부성역할 정도도 높았다. 연구자들의 말을 들어보자.

"어릴 적 경험한 대인관계 경험은 성장 후 인성 발달과 자녀와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되며, 현재의 관계와 정서, 행동방식을 결정짓는 원천적인 역할을 합니다."

부모와 자식은 1촌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다. 부부야 등을 돌리면 남이지만, 부모자식은 그럴 수가 없다. 이처럼 긴밀한 관계에서 부모와 자녀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핏줄이 다른 친구들도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다보면 서로를 닮게 되는데, 핏줄도 같고 생의 초기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부모자식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심리학자들은 자녀가 어릴 때는 "부모는 아이의 거울", 자녀가 크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된다. 마치 우리가 거울을 보고 자신의 생김새를 아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 부모가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로 인식하고, 아이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 아이는 스스로를 부족하고 못난 존재라고 인식한다. 이처럼 어린 시절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그래서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아이에게 좋은 거울이 되기 위해 아빠됨을 공부하고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자녀가 성장하면 자녀는 부모를 쏙 빼닮게 되어 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를 볼 때 마치 거울처럼 꼭 자신을 보는 것 같다. 부모 자신이 불평하면서 살았으면 자녀도 불평하는 어른이, 부모가 행복함을 느끼면서 살았으면 자녀 역시 행복한 어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빠가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우리 아이들도 그런 부모가 될 것이고, 손자들도 그런 부모가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단순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부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느 집단의 리더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아빠들이여 행복한 자녀 양육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