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독서교육, "어린이 신문 구독해보세요"
래원:베이비뉴스      2016-10-21 14:22:00

긴 하지만 딱히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몰라 고민할 때가 있죠. 저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초등학교 2학년인 솔이와의 대화는 대부분 “학교에서는 별일 없었니?”로 시작해 “어서 숙제해라.”로 끝이 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소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모녀의 대화 모습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변화가 시작된 건 한 일간지에서 발행하는 ‘어린이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한 이후부터입니다.

초등학생 독서교육, "어린이 신문 구독해보세요!" ⓒ 베이비뉴스  

오늘도 저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앞치마를 동여매고 저녁 식사 준비를 시작합니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은 TV앞에 앉아 만화영화를 볼 시간인데요. 오늘은 제가 열심히 도마질을 하는 조리대 앞으로 솔이가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그러면 저는 솔이에게 자연스럽게, 오늘자 어린이 신문에는 무슨 소식이 실렸는지 묻습니다. 엄마가 오늘 바빠 신문을 미처 읽지 못했다는 엄살을 부리면서 말이지요. 그러면 솔이는 신이 나는 목소리로 오늘의 뉴스를 브리핑합니다.

“엄마, 글쎄, 벌이 멸종위기래.” “아, 그래? 엄마는 정말 벌이 싫던데, 잘 된 일 아니야?” 그러자 솔이가 대답합니다. “그러게 말이야. 나도 벌이 싫긴 해. 그런데 엄마, 벌이 사라지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래” 아이는 벌이 꽃마다 옮겨 다니며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한다는 사실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곧이어 솔이는 우리나라 경제를 걱정합니다. “엄마, 신문에서 봤는데 갤럭시노트7 생산이 중단 되어서 우리나라가 핸드폰 수출을 많이 못하게 되었다고 하네. 그런데 엄마, 수출이 뭐야?” 그러면 저는 경제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이를 위해 수입과 수출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아이에게도 친숙한 휴대전화를 예로 드니, 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듣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백화점에서 주차를 하며 무심코 영수증을 입에 무는데, 아이가 큰 소리로 "엄마! 영수증을 입에 물면 안 돼!” 라고 소리쳤습니다. 영수증에 살균제와 코팅제에 쓰는 성분이 들어있다나요. 아이는 신문에서 읽었다며 또 아는 척을 합니다.

심지어 솔이는 제게, 미국 대통령은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수준있는’ 질문까지 던집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까지 덧붙이며 말이지요. 이유를 묻는 제게, “트럼프는 여자를 무시하는 말을 많이 하기 때문” 이라는 짐짓 의미심장한 답까지 내어놓습니다.

신문기사는 책보다 길이가 짧고 단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읽기에 덜 지루합니다. 호흡이 짧은 만큼 집중력이 높지 않은 초등학생이 읽기에도 효과적이지요. 게다가 흥미 있는 제목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고요. 매일 같은 시간 꾸준히 읽는다면 글을 읽는 습관과 더불어 문장력 또한 길러집니다.

혹시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 신문을 읽혀보는 건 어떨까요. 상식을 늘리는 것은 물론, 부모와의 대화의 폭도 넓어지는 효과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