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로 봄 즐기는 새 발가락은 휘청…‘무지외반증’ 주의보
래원:경향신문      2019-04-03 16:40:00

날이 한결 따뜻해지면서 옷차림은 물론 신발도 가벼워졌다. 특히 녀성들은 부츠를 벗어 던지고 발이 한껏 돋보이는 하이힐을 꺼내 든다. 하지만 발 건강을 생각한다면 너무 자주 신는 것은 피해야한다.

일단 하이힐을 신으면 발에 힘을 주고 걸어야 해서 발목과 다리가 붓는다. 더 큰 문제는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집중되는데 이 상황이 장시간 지속되면 굳은살은 물론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돌출되는 ‘무지외반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이같은 후천적인 요인 외에도 유전적인 영향도 크다. 특히 무지외반증은 다른 관절질환과 달리 성비가 8:2로 녀성환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데 스페인 유전공학연구소는 50% 이상의 높은 모계유전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은 모계유전 되더라도 서서히 진행되는 특성 때문에 나이가 들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지외반증환자의 80% 이상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지외반증은 걸음걸이뿐 아니라 허리·무릎·골반건강도 악화시켜 제때 치료받아야한다. 치료는 관절변형각도에 따라 보존치료,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일단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결국 허리, 무릎, 골반건강까지 악화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한다.

무지외반증은 관절변형이나 통증정도, 병기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특히 엄지발가락 변형각도는 수술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연세건우병원 주인탁 박사는 “우선 20도 이하로 골유합이 완전치 않은 소아청소년이라면 수술이 아닌 변형을 지연시키기 위한 보조기, 발 볼이 넓은 신발, 내부 압력을 조절해줄 수 있는 인솔 등 보존치료를 시행한다”며 “단 보존치료는 변형지연이 목적으로 이를 통해 무지외반증을 완치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만일 보존치료로도 호전이 없거나 심지어 다른 관절까지 변형됐다면 이때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과거만 해도 돌출된 엄지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방식의 절골술이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특수기구를 활용, 절개 없이 최소 침습만으로 돌출된 부분을 바로잡는 ‘비절개 교정술’을 시행한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비절개 교정술은 절골술에 비해 통증이 덜하면서도 회복이 빨라 환자들에게 훨씬 부담이 덜 하다”며 “비절개 교정술도 단순 교정술과 교정적 절골술 등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에게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힐은 꼭 신어야하는 중요한 날을 제외하고는 자주 신지 않는다. 발 건강을 위해서는 2.5~3cm 정도 높이의 넓은 굽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야외활동이 많을 때는 발이 보내는 신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자. 많이 걷거나 운동한 후 발바닥에 통증이 있다면 1~2주간 무리한 야외활동은 피한다. 또 엄지발가락에 굳은살이 심하게 박이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속히 족부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