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염, 복막·피부 녹이기도… 언제 의심할 수 있나?
래원:헬스조선      2019-04-03 10:36:00

직장인 김모씨는 몇 달째 계속되는 복통과 설사로 고생 중이다. 과로로 인한 장염일 것으로 생각하고 약을 먹어봤지만, 나아지는 듯하더니 또 증상이 나타나곤 했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니 업무에 집중할 수도 없고, 식욕이 없어 체중도 감소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일반적인 장염이 아닌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걸까?

◇평생 관리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과 궤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 장염과 달리 쉽게 치료되지 않고 평생 호전과 재발을 반복한다. 일반 장염과 마찬가지로 설사와 복통, 혈변, 식욕 감소,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반복되면서 나아지기도 하고, 심해지기도 한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환경적·면역학적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심해지면 복막이나 피부까지도 녹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더불어 일부 환자에서는 장 이외에도 관절, 피부, 눈 등 다른 부위에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 일반인보다 감염과 대장암에 취약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질병

▷궤양성 대장염=대장 점막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겨 점막이 충혈되면서 붓고 출혈을 일으키는 병이다. 염증과 궤양이 직장에서 시작돼 대장 안쪽으로 연속해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악화되면 장관이 막히는 장 폐색이나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 천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에 생긴다. 병변이 연속적이지 않고 군데군데 떨어져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회맹부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염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장협착이나 누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베체트 장염=구강 궤양에서 시작해 피부, 안구, 관절, 비뇨생식기, 심장 및 폐 등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베체트병 중에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 소견이 확인되면 베체트 장염으로 진단한다. 베체트병 환자의 약 5~10%에서 베체트 장염이 일어난다. 크론병과 마찬가지로 소화관 전체에 나타날 수 있다. 베체트 장염은 장 천공이나 대량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고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식습관 개선 등으로 관리 지속해야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의 개념이 없다. 증상이 없는 관해기와 나타나는 활동기가 반복되므로 관해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는다. 일차적으로는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대개 항염증제가 우선적으로 투여되는데, 사람마다 증상과 반응이 다양해 약물의 종류와 치료 기간은 모두 다르다. 일부 출혈이 조절되지 않거나 천공, 대장암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크론병은 특히나 수술 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해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습관이 중요한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은 증상을 발현해 피하는 것이 좋다. 꼭 그러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여러 음식 중 본인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식품이 있다면 이를 제외하고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