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있는 삶… 건강 챙기려면 '호르몬' 주목하라
래원:헬스조선      2019-01-25 15:47:00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 등 '저녁이 있는 삶'이 강조되고 있다.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잘 활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침·점심과는 다른 저녁의 생체리듬에 맞춰서 식사나 운동을 하고 여가를 즐겨야 한다.

[저녁 식사]

1. 호르몬 변화에 맞춰라

아침에는 활동을 위해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 호르몬이 증가하고, 밤에는 수면을 위해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한다. 식사도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흔히 밤에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다.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은 우리 몸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하는데, 기상 직후부터 서서히 분비량이 증가했다가 밤이 되면 줄어든다. 따라서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이 부족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사용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쌓이기 쉽다.

2. 취침 3시간 전 먹고, 채소 반드시 섭취

저녁 식사는 '일찍' '가볍게' 먹어야 한다. 멜라토닌 호르몬은 해가 질 때(오후 6~7시)에 분비가 된다.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홍정기 교수는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전에 식사를 끝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저녁 식사를 일찍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음식의 위(胃) 배출 시간을 고려해 취침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메뉴는 채소를 꼭 포함해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한국식영양연구소 심선아 박사는 "저녁은 과식하기 쉬운데, 채소가 과식을 막아준다"며 "쌈이나 샐러드 등 채소를 꼭 식단에 포함시켜라"라고 말했다. 또한 단백질은 소화를 고려해 고기보다 생선이나 콩으로 보충하고, 탄수화물은 혈당 조절을 고려해 흰밥보다 잡곡밥을 선택하고 2분의 1에서 3분의 2 공기만 먹는 것이 좋다.

과음은 숙면을 방해한다. 술은 한국인의 음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65세 미만 남성은 일주일에 소주 2병, 65세 이상 남성·여성은 일주일에 소주 1병을 넘지 않게 소량만 마셔야 한다.

[저녁 운동]

1. 생체리듬 주목하라

저녁에 운동을 한다면 생체리듬을 고려해 강도를 잘 따져서 해야 한다. 홍정기 교수는 "저녁은 생체리듬상 에너지가 가장 낮은 때"라며 "업무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칼로리 소모가 많은 고강도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홍 교수는 "생체리듬상 에너지가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과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칼로리 소모를 효과적으로 하지 않아 운동 효율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2. 중강도 운동 적합, 1시간 내 권장

저녁에 하면 좋은 운동은 요가·필라테스 같은 스트레칭 운동, 최대 심박수 60~70%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스쿼트·런지 등 몸을 이용해 하는 저항운동이다. 운동 시간은 1시간 이내가 권장된다. 저녁에 적절히 운동을 하면 딱딱한 근육은 풀어 주고, 피로 물질 배출에도 용이하다. 다만 저녁 운동을 한 뒤 다음날 아침에 피곤하거나 숙면에 방해를 받았다면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운동은 취침 2시간 전에는 끝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녁 운동 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운동 후 배가 고프고 힘들다면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바, 무가당 요거트 등과 같은 가벼운 간식류를 먹는다. 홍정기 교수는 "오후 3~4시에 300~400㎉의 간식을 먹어두면 저녁 운동을 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저녁 휴식]

1. 멜라토닌 분비 방해하지 말라

6시에 퇴근을 하면 취침까지 4~5시간의 시간이 있다. 이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멜라토닌 분비에 방해가 안 되는 여가·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항산화 작용으로 뇌를 보호해 치매 예방 효과도 있다.

2. 영화 관람보다 새로운 언어 공부 추천

영화·스마트폰 게임 등은 광(光) 자극을 유발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김희진 교수는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뇌세포의 활성을 높이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35세부터는 뇌세포가 줄어들기 시작하므로, 젊은 나이라도 끊임없이 뇌 자극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낯선 곳에서 길을 찾는 것도 뇌 자극이 되므로, 저녁 약속 장소도 익숙지 않은 곳으로 잡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다만 이런 취미 활동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억지로 해서 스트레스로 다가오면 오히려 뇌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