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독감’…비슷하지만 다른 질환
래원:헤럴드경제      2019-01-09 10:22:00

#. 50대 자영업자 최모씨는 지난 해 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최씨는 독감 주사를 맞았으니 올 겨울은 감기 걱정없이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콧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까지 아프자 병원을 찾았다. 감기 진단을 받은 최씨는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왜 감기에 걸렸을까 의문이 들었다.

흔히 ‘감기’와 ‘독감’을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두 질환은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보는 것이 맞다. 독감 주사를 맞았지만 감기에 걸리기도 하는 이유다.

우선 감기는 100여종의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코와 목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상기도 감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기는 단순히 몸이 피곤하거나 추운 곳에 오래 있었다고 걸리는 병이 아니고 원인균에 의해 걸리게 된다. 감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90% 이상이 바이러스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는 100여 종으로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있다. 감기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하며 환자의 기도 분비물이 대기 중에 퍼져 있다가 감염되는 경로를 가진다.

원인 바이러스가 다양한 만큼 증상도 다양하다. 흔히 콧물이나 코막힘, 두통, 미열 등을 주증상으로 호소하는 코감기가 있고 인후통, 인후 건조증 또는 쉰 목소리 등이 주증상인 목감기와 기침, 객담 등이 주로 나타나는 기침감기 등으로 분류된다. 대개는 발열이나 오한과 함께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감기는 소홀히 하면 합병증을 일으킨다. 치명적인 질병도 처음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시작하는 것이 많다. 감기로 인해 중이염, 축농증(부비동염), 기관지염, 폐렴, 뇌막염 등 합병증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감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우리 몸의 면역 기전이 작용해 2주일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기에 걸리면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고칼로리의 음식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가래나 콧물 등 분비물이 많아지는데 물을 많이 마시면 가래 등이 묽어져 배출이 쉬워진다. 또 열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나 입이 마르고 목이 타는데 이때도 물을 많이 마시면 한결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서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이나 음식물을 먹는 것도 좋으며 적절한 실내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고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더불어 전신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아주 심한 것이 특징이다.

고기동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열과 기침, 목이 아픈 증상과 복통, 설사, 근육통, 두통이 심한 증상을 보이면 독감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도 심하고 심한 합병증도 잘 생긴다. 인플루엔자에 걸리게 되면 기관지 손상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이 있거나 65세가 넘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해다마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주사는 9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두 질환은 이렇게 다르지만 예방법은 비슷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손을 잘 씻고 감기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한다. 감기나 독감이 유행할 때는 학교, 백화점, 시장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규칙적이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하며 춥다고 집안에만 있기보다 밖에 나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