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벌써 치매? 건망증 심하면 '이 질환' 의심
래원:헬스조선      2018-10-31 10:02:00

ADHD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라고 불리는 질환이다. 보통 아동·청소년기에 생기지만, 상당수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과잉행동이나 충동행동을 하는 경향은 적지만 '부주의' 징후가 있는 조용한 ADHD 환자가 있는데, 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자신의 질환을 잘 몰라 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인 ADHD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심한 건망증이다. 이 교수는 "일상에서 불편함을 겪을 정도로 건망증이 심해 '내가 치매가 아닌가' 걱정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며 "심지어 다른 병원에서 벌써 치매 검사를 받아봤다고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직장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의 강한 권유로 마지못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직장에서 여러 업무를 지시받았을 때 꼭 한두 가지를 빼먹거나, 여러 차례 지적받는 사항을 반복해서 실수하기도 한다. 대개 일을 미루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일도 집중하지 못하고 오래 붙잡는 경향이 있다. 실제 성인 ADHD 환자에게 학창 시절에 대해 물어보면 준비물이나 숙제를 자주 빼먹었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지적을 자주 받았다고 말한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좋아하는 과목은 열심히 하고 잘했지만,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과목은 아예 포기해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ADHD 환자라고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니다. 이지원 교수는 "지능은 뛰어난데 주의력 결핍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자신의 인지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인 ADHD 환자는 부주의 증상 외에도 충동적인 소비성향, 감정조절의 어려움, 자해, 음주 문제를 자주 겪는다.

성인 ADHD는 약물 치료가 우선이다. ​메칠페니데이트 계열 약물을 주로 쓰고, 노르에피네프린 계열도 간혹 사용한다. 약물치료를 하면 60~70% 환자가 한달 내로 증상이 개선된다. 반응이 더딘 환자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늦은 나이에 ADHD를 진단받은 성인 환자는 치료를 시작하면 큰 변화를 직접 체감한다"며 "치료를 통해 부주의 증상뿐 아니라 우울증, 감정 기복, 수면 문제, 충동 조절이 같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고, 자존감이 회복되면서 삶에 대한 의욕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노년기에 접어들지 않았는데 심한 건망증을 앓는다면 ADHD를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