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일 때 '어지럼증·구역감' 느끼면 즉시 실내로
래원:조선일보      2018-07-20 10:13:00

폭염일 때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국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은 기상재해는 폭염이다. 폭염일 때 위험한 증상들을 미리 알아두고 대처를 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천재중 교수는 "폭염으로 인해 의식저하가 와서 응급실로 오면 30~40%의 환자가 사망한다"며 "폭염일 때 건강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체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일 때 위험한 증상들

우리 몸은 더우면 열을 발산해 정상적인 체온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순천향대병원 응급의학과 김상일 교수는 "이 때 체온을 낮추는 등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높은 열사병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어지럼증·두통=밖이 더우면 우리 몸은 피부의 말초혈관을 확장시킨다. 피부를 통해 땀을 배출시켜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땀을 많이 흘려서 체내 혈액량이 부족해진데다, 말초혈관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뇌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 돼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구역감·구토=어지럼증·두통의 증상은 소화를 담당하는 위장의 기능도 떨어뜨린다. 흔히 머리가 아프면 구토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한 열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신경계에도 영향을 주는데, 소화를 담당하는 미주신경에도 영향을 줘서 메스꺼움·구토·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빈맥·빈호흡=피부 쪽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은 세게, 빠르게 뛴다. 김상일 교수는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심장에서 1분 동안 내뿜는 혈액의 양인 심박출량이 3L 증가한다"며 "맥박이 증가하고 호흡도 가빠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는 이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피부 창백증=더우면 피부에 있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피부가 붉어지고 땀이 난다. 그러나 열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뇌의 체온 중추가 제 기능을 못해 땀은 안 나고 피부가 창백해진다. 그러면서 체온은 더 올라간다. 김상일 교수는 "피부 창백증은 열사병의 초기 증상이다"고 말했다.

▷노란 소변색=폭염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탈수증에 빠질 수 있다. 탈수증은 소변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소변 양이 적거나 소변이 평소보다 노랗다면 탈수 상태라고 생각하고 물·이온음료를 보충해야 한다.

◇찬물 샤워 등 빨리 체온 낮춰야

열스트레스로 인해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무더운 환경을 벗어나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 옷을 벗고 시원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셔야 한다. 천재중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얼음물에 몸을 담가서라도 열을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만 마셔서는 안된다. 전해질 보충이 안되면서 근육 경련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낫다.

이러한 노력에도 증상 개선이 안된다면 병원에 가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열사병일 수 있으므로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