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흡연, 방광암 유발한다
래원:경향신문      2018-05-17 10:03:00

흡연하며 생긴 발암물질…소변 통해 방광 자극

10년 전만 해도 희귀암으로 여겨지던 방광암은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방광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6년 기준 3만여명으로 2012년 2만여명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담배가 방광암의 주요 원인이라고?”

방광암의 주요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으로 인한 질환은 보통 폐 쪽을 떠올리지만 담배를 피우며 생긴 발암물질은 신장을 통해 걸러진다. 따라서 발암물질이 소변으로 배출될 때 방광벽을 자극해 관련 질환을 유발한다. 자연스레 장기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염색을 많이 했거나 다양한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도 방광암을 유발한다. 따라서 비흡연자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방광암의 주요증상은 주로 통증 없이 붉은 소변이 나오는 ‘혈뇨’다. 혈뇨가 나온다고 무조건 방광암은 아니지만 방광암에 걸린 사람들 대다수가 이를 경험하기 때문에 검붉은 소변이 나오면 병원에서 검사받는 것이 좋다. 또 소변을 볼 때 복부에 통증이 있거나 평소보다 심하게 자주 화장실을 간다면 방광암을 의심해야한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교수는 "실제로 비흡연자가 빈뇨증상이 심해져 병원에서 검사받았을 때 방광암을 진단받은 경우도 있다"며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인공화학물질에 노출된 작업자나 염색을 장기간 해왔던 사람도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미세한 혈뇨도 있기 때문에 위험군인 사람은 1년에 한번 방광암검진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방광 들어내야하는 ‘근침윤성 방광암’…수술 후 삶의 질↓

방광암은 종류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눠진다. 방광내벽과 그 밑층에만 암이 생기는 ‘표재성 방광암’과 방광근육층까지 깊게 침투한 ‘근침윤성 방광암’이 있다.

표재성 방광암은 요도에 수술용 내시경을 삽입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근침윤성 방광암은 방광 전체를 들어내야한다.

방광을 적출하면 이를 대신할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예전에는 요관 대신 소변을 배출하는 길을 복부 안쪽에 만들고 밖에는 소변주머니를 다는 ‘요루형성술’이 시행됐다. 환자는 소변주머니를 밖에 매달고 다니면 소변이 흐를까 항상 신경써야했고 자연스레 삶의 질이 떨어졌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소변주머니…해결책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방광형성술’이 도입됐다. 인공방광형성술을 받으면 방광이 적출된 자리에 환자소장으로 인공방광을 만들어 소변주머니를 찰 필요가 없다.

영국 학술지논문 ‘인공방광형성술을 받은 환자와 요루형성술을 받은 환자 간 삶의 질 비교’에 따르면 건강관련 삶의 질 측정도구 SF-36 설문도구로 환자 건강수준을 평가한 결과, 신체적 기능(PF) 만족도지수에서 인공방광형성술 환자(77.4점)가 요루형성술을 받은 환자(61.8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일반건강 만족도지수에서도 인공방광형성술 환자가 73.8점으로 68.2점을 받은 요루형성술환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인공방광형성술을 받은 환자가 요루형성술 환자보다 더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동현 교수는 “방광을 적출하면서 생기는 여러 불편함이 인공방광형성술을 통해 크게 해소됐다”며 “인공방광형성술의 단점으로 지적된 긴 수술시간도 개선돼 현재는 예전보다 절반 정도만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방광암도 조기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정기적으로 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혈뇨가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