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되고 소주 괜찮다?…병키우는 자가요법
래원:뉴스1      2018-05-17 09:50:00

흔히 통풍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치킨과 맥주를 꼽는다. 기름진 음식에다가 술을 마시면 체중이 증가하고 요산이 몸에 쌓여 통풍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술 가운데 맥주는 단위 함량당 퓨린 농도가 가장 높아 통풍 위험이 높은 것은 맞다. 퓨린은 일종의 단백질이며 몸속에 천연 상태로 존재하진 않지만 대사과정을 거쳐 요산으로 바뀐다. 혈액 속에 요산농도가 증가하면 통풍이 생길 위험이 높다.

술은 칼로리가 높고 안주를 곁들여 먹기 때문에 40~50대 비만 남성들이나 고령층은 절주가 필수다. 특히 맥주에 비해 퓨린 함량이 적은 소주를 마시면 통풍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하유정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일각에선 맥주 대신 퓨린 함량이 적고 증류수인 소주를 마시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요산의 합성을 촉진해 통풍에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폭식이나 야식 같은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고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좋다"며 "특히 체중을 빼거나 음식을 가려 먹는 자가요법을 시도했다가 되레 병을 키운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통풍 환자들은 음식을 잘 가려 먹는 게 중요하다. 동물의 간이나 콩팥, 뇌, 내장은 퓨린 함량이 높다. 푸른생선인 정어리·꽁치·고등어, 소고기, 돼지고기도 멀리해야 할 음식이다. 탄산음료와 과일주스 역시 통풍 환자라면 먹지 않는 게 좋다.

통풍은 진통소염제를 먹으면 대부분 3~7일 안에 통증이 사라진다. 이런 증상 때문에 금세 통풍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착각이다. 몸속 요산농도를 줄이도록 생활습관을 바꾸고 전문의로부터 진단과 처방을 받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한다.

하유정 교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흔히 처방하는 약이지만 위염, 위궤양, 몸이 붓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수년간 진통소염제만 복용하다가 관절 모양이 바뀌는 큰 합병증을 겪은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1년에 2~3번 이상 급성통풍을 경험하거나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 만성통증이 있으면 즉시 요산농도를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빈 서울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고 뚱뚱한 살마은 언제든 통풍이 생길 수 있다"며 "병원 치료와 식이요법은 기본이고 생활습관을 고치도록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