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소변 그리고 거품에 관한 꽤 쓸모 있는 이야기들
래원:헬스조선      2018-01-13 13:44:00

‘맥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소변을 자주 본다는 것이다. 맥주에 든 대부분의 성분이 수분이니 그만큼 소변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마신 맥주보다 더 많은 양의 소변을 본다. 맥주를 마신후 보는 소변 색은 유난히 맑고 투명한데, 이는 이뇨현상으로 체내에서 빠져나간 수분으로 소변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맥주가 이뇨를 일으키는 기전은 많은 양의 수분과 알코올로 인해 항이뇨호르몬(Antidiuretic hormone)이 억제돼 생긴다. 그래서 마신 맥주의 양보다 추가로 30~40% 정도의 체내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간다.

맥주, 혈액순환 촉진하고 체온 높여

맥주는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하고 단백질이 함유돼 영양가가 높다. 열량은 100mL당 40kcal 정도다. 일반 탄수화물과는 달리 칼로리는 축적되지 않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체온을 상승시키는 데 사용된다. 맥주 성분 중 홉의 쓴맛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도우며, 진정 작용으로 숙면을 돕는다. 하루에 맥주 1~2잔을 마시면 심장병의 위험이 50%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고, 적포도주처럼 염증반응을 줄여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감소시킨다.

맥주를 제대로 즐기려면 거품이 잘 생기고 상쾌한 청량감을 주는 4~10도 정도가 좋다. 생맥주는 가열과 살균과정 없이 맥아즙을 발효숙성시켜 여과만 한 것이기 때문에, 효모가 살아있어 2~3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맥주 마실 때 가장 많이 찾는 안주가 땅콩이다. 맥주에는 지방이 많은 땅콩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따뜻한 음식이 좋다. 닭고기·쇠고기 등이 잘 어울린다. 육포나 생선포,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맥주 안주로 좋다. 육포는 고단백이라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며, 칼로리도 그리 높지 않다. 오징어는 콜레스테롤과 간 해독 성분인 타우린(taurine)이 많아 맥주 안주로 적당하다.

적당한 거품 있는 맥주가 맛 좋아

맥주에는 적당한 거품이 있어야 신선한 맛과 향을 유지한다. 거품은 맥주 내에 녹아 있는 탄산가스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외부 공기를 차단해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좋은 원료로 충분히 숙성시킨 프리미엄 맥주일수록 거품 입자가 작아 부드럽고 빨리 꺼지지않는다. 차가운 컵의 5cm 위에서 컵의 80% 정도까지만 따르고 윗부분에 거품이 3cm 정도 볼록하게 생기면 가장 좋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맥주 거품을 일컬어 꽃을 뜻하는 ‘브루멘(blumen)’이라고 부른다. 간혹 거품이 생기지 않게 맥주를 따르고, 넘치는 거품은 해롭다고 걷어내기도 한다. 맥주의 거품은 장을 자극해 복부팽만감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

맥주에는 필수적인 거품이지만, 어느 날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거품을 발견하면 놀라게 된다. 보통 소변을 누면 순간적으로 거품이 일지만 대부분은 금방 사라진다. 그런데 거품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거나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를 ‘거품뇨’라고 한다. 병적인 거품뇨는 소변에 단백질이나 당이 섞여 나오기 때문인데, 특정 질환이 없어도 소량의 단백뇨를 보일 수도 있다. 심한 운동을 하고 난 직후나 고기를 많이 섭취한 경우, 갈증이 심하거나 열이 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거품뇨를 보일 수 있고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서 소변 보는 남자들은 소변줄기가 변기에 부닥치는 각도에 따라 많은 거품이 생기기도 하는데, 서서히 사라지는 거품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맥주와 달리 소변 속 거품은 문제가 있다는 신호

거품의 양이 많고 자주 거품뇨를 보인다면 반드시 소변검사로 단백뇨 유무를 확인하고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단백뇨가 없는 거품뇨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정상 소변에도 약간의 단백질이 포함될 수 있지만, 성인에게서 하루 500m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올 때 단백뇨라고 정의된다. 단백뇨는 사구체신염에서 주로 나타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에서 신장의 합병증이 있을 때 나타난다. 방광염 같은 요로감염이 있을 때도 거품뇨를 보일 수 있다.

심각한 병이 없어도 소량의 단백질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러한 기능성 단백뇨는 일시적 상태로 신장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단백뇨는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단백량 섭취를 0.6g/kg까지 제한하는 저단백 식이요법과 혈압을 조절하고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를 한다. 맥주의 거품은 필수적이지만 소변에서 보이는 거품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맥주 거품을 마신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맥주를 과음하고 안주로 육류를 많이 먹을 경우 우리 몸의 탈수와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서 소변에 거품이 보일 수 있다.

“맥주를 많이 마시면 뇨로결석이 치료되나요?”

뇨로결석 환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幸이다. 누가 언제 뇨로결석에 맥주가 좋다는 얘기를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요즘은 일반적인 상식처럼 돼 버렸다. 옆구리 통증을 결석 증상으로 생각한 중년 부인이 맥주를 마시고 벌겋게 취해서 진료실에 오기도 하고, 결석 환자 병문안을 온 친지들이 맥주를 들고 오기도 한다.

대부분의 뇨로결석은 링거줄 모양인 요관에 결석이 걸려 오줌 흐름이 막힘으로써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 질환이다. 맥주를 마시고 이뇨현상 때문에 일시적으로 소변 양이 늘어나면 아주 작은 크기의 결석은 빠지기도 하지만, 이미 요관의 점막에 박혀서 통증을 유발하는 결석은 소변 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빠지지 않는다.오히려 섭취한 알코올이 염증과 부기를 악화시켜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평소 맥주뿐만 아니라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술에 들어 있는 칼슘이나 수산 성분으로 인해 결석형성이 촉진되기도 한다.

이뇨현상을 일으키는 맥주와는 달리, 흡연을 하면 담배의 니코틴이 항이뇨호르몬을 증가시켜서 소변이 농축되어 색깔은 진해지고 소변양은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밤에 자는 동안에도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요세관에서 수분의 재흡수가 많아지므로 소변양이 줄고 농축되어 진한색깔의 소변이 만들어진다.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나 답답할 때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맥주의 이뇨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몸속의 수분이 빠져나가 오히려 탈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볍게 1~2잔 정도로 상쾌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