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몸속 12만km 대장정… 온몸에 생명을 운반한다 ②
래원:헬스조선      2018-01-10 10:00:00

혈액 검사지 사진

혈액은 ‘건강의 지표’

혈액검사를 꼼꼼히 받으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혈액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하나의 지표다. 40세 이전에는 2년에 한 번,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받으면 좋다. 간·신장 등 주요 장기의 이상 여부가 혈액검사를 통해 파악된다. 암 표지자로 간암·난소암·유방암·췌장암·폐암 발병 가능성을 체크할 수도 있다.

1 —— 신장

미세혈관이 가장 많은 신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질소화합물이 대사될 때 나오는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은 신장으로 배출되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 쌓여 농도가 그 높아진다. 요소질소는 10~26mg/dL, 크레아티닌은 0.6~1.2mg/dL가 정상이다.

2 —— 간

혈액에는 간 분비 효소들이 섞여 있다. 아스파라긴산 분해 효소인 AST(SGOT)와 알라닌 분해 효소인 ALT(SGPT)가 정상치(40IU/L) 이상이면 간세포가 손상되고 있다는 뜻이다. GGT가 정상치(남성 11~63IU/L, 여성 8~35IU/L)보다 높으면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 가능성이 있다. 빌리루빈(8~35UI) 수치는 간 기능이 빌리루빈을 해독하지 못하면 높아진다.

3 —— 갑상선

혈장 속에 녹아 있는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정상(T3호르몬 0.78~2.0, T4호르몬 0.89~1.7)보다 낮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높으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4 —— 혈관

혈액 속 노폐물이 늘어나고, 혈액 흐름이 더뎌지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동맥경화 같은 혈관 노화 증상이 생긴다. 대표적인 혈액 속 노폐물이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다. 지질 함량이 정상치(저밀도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중성지방 200mg/dL 미만)보다 높으면 혈액이 탁해진다. 단, 고밀도콜레스테롤은 몸속 지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하므로 정상치(40mg/dL 이상)보다 높아도 무방하다. 혈액 속 당 성분도 혈관벽에 붙어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정상치 이하(공복 시 100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5 —— 암

암 진단에도 혈액검사가 활용된다. 건강한 사람 혈액 속에는 거의 없거나 소량인 ‘종양표지자’는 암에 걸렸을 때 수치가 높아진다. 종양표지자란 일종의 단백질로 암 종양이 증식하면서 만들어진다. 종양표지자 중 ‘태아성암항원(CEA:Carcinoembryonic Antigen)’이 높으면 위·대장·췌장·폐암을, ‘탄수화물종양표지자(CA:Carbohydrate Antigen)’ 중 125번(CA125)이 높으면 난소암·자궁암·유방암을, 19-9번(CA12-9)이 높으면 위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표지자들이 점차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건강한 혈액 만들려면?

혈액에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당이 많이 포함돼 있으면 갖가지 질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혈액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알아두자.

1 —— 반신욕

목욕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해준다. 다만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온몸을 담그는 목욕은 좋지 않다. 체온이 2도 이상 높아지면 둥근 모양의 혈소판에 돌기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혈액이 엉겨 붙어 혈액 흐름이 나빠진다. 혈전도 잘 생긴다. 38도 물에 배꼽 아랫부분만 담그는 반신욕이 가장 효과 좋다.

2 —— 물 마시기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져서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특히 자는 동안에는 수분 섭취를 안 하기 때문에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순환이 안 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내에 흡수가 잘 되도록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면 좋다.

3 —— 오래 걷기

유산소운동은 혈액 속의 당을 소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혈액을 빨리 흐르게 해 혈관벽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걷기를 통해 혈액 속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내려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혈액순환 효과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높다. 하루 30~40분간 숨이 찰 정도 속도로 걷는 게 좋다.

혈액 좋게 만드는 지압법

한방에서는 기(氣)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액이 잘 순환하지 않는다고 본다. 기의 순환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크게 스트레스와 만성체기(滯氣)를 꼽는다. 이럴 때는 합곡(손의 엄지와 검지 사이)·태충(발의 엄지와 검지 사이)·족삼리(무릎에서 손가락 세 마디 아래쪽 바깥면)를 지압하고, 신궐(배꼽)·전중(양 가슴 사이)에 뜸을 두는 것도 방법이다. 막힌 기를 풀어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고 몸속에 어혈(정상적이지 않은 혈액)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준다.

혈액에 좋은 음식

음식은 혈액이 건강해지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좋은 음식을 골라 잘 섭취할 필요가 있다.

1 —— 등푸른 생선

고등어·꽁치·삼치 같은 등푸른 생선을 먹으면 혈액이 깨끗해진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DHA는 혈액 속의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EPA 성분은 혈소판의 응고 기능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2 —— 굴

굴에 함유된 타우린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중성지방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굴로 국을 끓이면 타우린이 국물로 빠져 나오므로 싱겁게 조리해서 국물까지 먹는 게 좋다.

3 —— 귤

귤에 들어 있는 비타민P는 모세혈관 벽을 매끈하게 만들어 혈액이 잘 흐르도록 돕는다. 귤 껍질 안쪽에 붙어 있는 흰 섬유질에 비타민P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이 부분을 떼어내지 말고 먹는 게 좋다. 하지만 귤의 과당 성분은 혈당치를 높이므로 점심 이전에 먹기를 권한다.

4 —— 당귀차·천궁차

혈액 흐름을 좋??만드는 당귀와 천궁으로 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좋다. 물 500mL에 말린 당귀를 10g 정도 넣고 끓이거나, 물 700mL에 말린 천궁 5g을 넣고 끓여서 하루 한 잔씩 마시면 된다.

혈액 관련 궁금증 이모저모
‘혈액정화요법’이 효과 있나?

NO ‘킬레이션요법’이라고 불리는 혈액정화요법은 항응고제인 헤파린에 염화마그네슘, 비타민, 디소듐EDTA라는 아미노산 등을 섞은 주사제를 정맥에 놓는 것이다. 아미노산이 혈관벽의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과 결합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중금속에 중독된 응급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는 밝혀진 바 없다.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고혈압 등 예방·치료에 효과 있다는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살이 찐 사람도 빈혈에 걸리나?

YES 혈액량은 체중의 12~13분의 1 정도이므로 살찐 사람의 혈액량이 절대적으로 많기는 하다. 하지만 빈혈은 걸릴 수 있다. 빈혈은 혈액이 아닌 적혈구 비율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헌혈하면 내 몸속 혈액 부족하지 않나?

NO 혈액은 골수에서 만들어진 조혈모세포가 분화된 것이다. 골수는 매일 조혈모세포를 필요한 만큼 만든다. 헌혈하면 혈액이 빠져나갔다는 신호가 골수에 전달되고, 골수는 총 혈액량(성인 기준 4~5L)을 유지하기 위해 조혈모세포를 더 만든다. 따라서 400mL 정도 뽑는 헌혈은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헌혈한 혈액은 오래 저장했다가 쓸 수 있나?

NO 뽑아낸 혈액은 보통 혈소판, 혈장, 적혈구로 분리해 각각 필요할 때 쓴다. 적혈구는 채혈 후 한 달 정도 보관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백혈구는 채혈 후 2일 정도 지나면 기능을 못 한다. 혈소판은 5일 이내 사용해야 한다. 특히 혈소판 기능이 떨어지거나 백혈병·빈혈 등으로 혈소판이 필요한 사람은 혈소판만 따로 채혈해 바로 이식받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