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말기까지 시력 정상일 수도.. 어떻게 잡아내나?
래원:헬스조선      2017-05-11 16:47:00

녹내장은 우리나라 40대 이상 성인 50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지만, 전체 실명 원인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안압(눈 속 압력)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풍선 안에 공기를 계속 넣으면 풍선이 얇아지다 터지는 것처럼,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가늘어지다가 결국 망가지는 것이다.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녹내장 역시 초기에 발견해서 제대로 치료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지만, 문제는 녹내장의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헬스조선]시신경이 망가져 실명까지 유발하는 녹내장은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사진=헬스조선 DB

녹내장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녹내장은 안압이 급속도로 높아져 시신경이 빠르게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시력 감소·충혈·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 비교적 몸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리기 쉽다.

반면 만성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기 때문에 증상이 거의 없다. 이미 시신경이 파괴된 말기가 돼서야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녹내장 중 가장 흔한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 내에 있는데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이다. 그 기전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안구 뒤쪽의 혈류장애나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런데 녹내장은 급성보다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아 증상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심지어 말기가 될 때까지 시력이 정상인 경우도 있다. 건양대의대 김안과병원이 녹내장을 진단받은 경로를 조사한 결과, ‘안과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우’가 74로 가장 많았다. ‘증상 때문에 발견한 경우’는 11%에 불과했다.

따라서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이라면 6개월에 한 번씩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 안압만 확인하면 녹내장 검진을 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안압뿐 아니라 시신경 상태를 살피는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처럼 안압은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과에서 안압 측정, 시신경유두검사, 시신경 영상분석, 시야 검사, 전방각(각막과 홍채가 이루는 각도)경검사, 각막 두께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특히 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받은 경우 각막 두께가 얇아 안압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 안압 검사와 더불어 정밀검사까지 받아야 녹내장을 정확히 검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