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색으로 질환 추정 가능
래원:헬스조선      2017-04-27 18:34:00

건강한 사람의 변은 황금색에 가깝다. 대변에는 영양분의 소화·흡수를 돕는 담즙(쓸개즙) 색소인 빌리루빈이 들어 있는데, 건강한 간에서 분비된 빌리루빈은 노란색에서 갈색을 띠기 때문이다. 대변의 색깔은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대변에 피가 섞여 있거나 검은색·흰색 등으로 색깔이 특이하면 몸에 질환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 섞인 붉은색 혈변은 대장·직장 등 아래쪽 소화기관에서 발생한 출혈이 원인이다. 항문과 가까운 소화기관 하부에서 출혈이 생기면 붉은 피가 대변에 흘러 들어가자마자 바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궤양성 대장염·치질·대장암 등의 질환이 있을 때 혈변이 주로 나타난다.

검은색의 흑변이 보일 때도 소화기관 출혈을 의심해야 하는데, 혈변과 달리 이때는 소화기관 위쪽에 있는 식도·위·십이지장에서 출혈이 생겼을 수 있다. 위에서 생긴 피가 내려오면서 위산 등과 닿아 검게 변하기 때문에 대변 색까지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특히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자주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 흑변을 보면, 위염·소화성 궤양인 경우가 많다. 위암이 원인일 때도 검은색 변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게 좋다.

초록빛의 담즙이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대장으로 내려가면 녹색 변을 볼 수 있다. 설사가 심해 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을 때 담즙이 미처 분해되지 못하고 그대로 배설돼 녹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녹색 음식이나 채소를 지나치게 많이 먹었을 때도 녹색 변을 볼 수 있다.

흰색이나 회색 대변은 담즙이 대변에 제대로 섞이지 않은 게 원인이다. 간에서 분비된 담즙은 쓸개관을 통해 이동하는데, 쓸개관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흰색·회색 변이 보이면 담도(쓸개에 붙은 작은 관)폐쇄, 담낭염, 담석증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편 췌장염에 걸려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기름 성분이 소화되지 않아 변이 흰색에 가까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