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짚춤
래원:중앙인민방송국      2016-01-15 13:56:00

지난세기 초, 살길을 찾아 보짐에 쪽박차고 식솔들과 함께 수개월을 걸어 지금의 흑룡강성 해림에 정착한 조선이민들로부터 생겨난 춤이 바로 벼짚춤이다. 벼짚춤은 당시 조선이민들이 처음으로 벼농사를 개척할 때 로동중 스스로 생겨난 춤의 일종이다.

조선이민들이 오기전가지는 해림일대에 종래로 벼농사가 없었다. 조선이민들은 끈질기고 부지런한 노력으로 무연하게 펼쳐진 그곳의 새초밭에 불을 놓아 신답풀이를 하고 씨뿌려 기음매고 가을에 수확한 뒤 마을복판에 낟가리를 쌓아놓고 겨우내 품앗이로 타작질을 하였다.

그때 중국은 외래침략과 내부분렬로 사회가 불안정하여 도처에 토비들과 날도적떼들이 득실댔다. 밤이 되면 이들은 말수레를 끌고와 벼섬을 마구 빼앗아 싣고 도망가군 했는데 조선이민들은 이런 도적을 방비하고저 온마을의 개를 불러서는 낟가리우에 앉혀놓고 망을 보면서 짖게 하였다. 이때 마을의 장부들은 온종일 고되게 타작하므로 밤 삼경이 넘으면 잠을 자게 하고 마을의 부녀들이 모두 떨쳐나와 추위속에서 타작하여 쌓아놓은 벼섬을 지켰는데 눈보라치는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벼짚모자와 벼짚옷, 벼짚치마를 엮어 허리에 두르고 함께 춤을 추었다.

벼짚춤은 당시의 사회환경과 자연환경의 핍박에 의해 순수한 로동속에서 스스로 산생된 가무로서 동작이 소박하고 활발하며 해학적이고 기운이 넘친다. 또한 삶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영농적인 흙냄새가 짙게 풍기는것도 특징이다.

벼짚춤은 20세기초 조선이민들이 중국북방에 처음으로 벼농사를 개척하던 간고함과 그것들을 이겨내고 벼농사를 일궈낸 공적 등을 보여주는 생동한 화폭이기도 하다.

벼집춤노래

안땅장단에 맞추어 노래하면서 춤이 시작된다.

A.

나라잃은 조선이민

찬바람탄 락엽신세

자리잡은 낯선땅에

보짐풀고 신답풀이

첫벼농사 지었더니

도적떼들 마구뺏네

여보소들 아낙네야

우리함께 떨쳐나와

벼섬을랑 보호하며

우리목숨 지켜가세

B.

눈보라는 불어치고

캄캄칠야 별도없네

북국추위 두려우랴

벼짚옷을 떨쳐입고

둘러리춤 추어가며

노래를랑 불러보세

비적도적 물리치고

우리농사 지켜갈때

천지간에 해달돋아

우리생활 꽃필걸세

벼집춤사위

상기의 노래를 계속 반복해 부르면서 춤을 춘다.

① 장단에 맞추어 부녀들이 두손에 벼줌을 쥐고 두팔을 벌려 흔들며 둥그렇게 원을 짓는다.

② 홀수의 녀성들은 한걸음 걸어나오며 두팔을 앞으로 평형되게 들고 짝수의 녀성들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뒤로 가져간다. 이 동작을 네번 반복한다.

③ 홀수는 뒤로 물러서며 두팔을 들어 오른쪽으로 한번 올리고 왼쪽으로 한번 옮기면서 각각 네번 반복할 때, 짝수는 앞으로 걸어나오며 두팔을 들어 오른쪽으로 한번 옯기고 왼쪽으로 한번 옮기면서 각각 네번 반복하여 홀수와 짝수가 합치면서 하나의 원을 그렸다가 다시 두 개의 원으로 겹쳐진다.

④ 안의 원은 원심을 향하여 왼무릎을 꿇고 오른무릎을 세우고 앉아 벼줌을 쥔채로 오른손은 앞을 향해 우로 펴들고 왼손은 아래로 내려 좌우로 흔든다. 이때 밖의 원은 서서히 오른쪽으로 돌면서 오른손은 앞을 향해 우로 추켜들고 왼손은 아래로 휘감기를 하면서 오른쪽으로 한번 돌리고 다시 왼쪽으로 한번 돌린다.

⑤ 다함께 선채로 두팔을 "메고펴기"를 하면서 앞을 향해 걸으며 두 원이 하나의 원으로 변한다. 걸으면서 벼줌을 쥔 손을 앞으로 추켜들어 맞부딪친 뒤 오른팔은 꺾어 가슴앞으로 가져오고 왼팔은 꺾어 뒤로 가져가며 이 동작을 련속 네번 반복한다.

⑥ 5명씩 한개 조가 되어 줄을 서면서 팔을 메고펴기를 하며 원중심을 향해 걸어들어온다(만약 20명이 춤출 경우 4개 조를 구성한다). 줄을 선채로 두팔을 앞을 향해 사선으로 올렸다가 뒤사선으로 내리우는데 이 동작도 네번 반복한다.

⑦ 각 조는 선채로 원심을 중심으로 오른쪽방향으로 돌면서 우를 향해 벌려올렸다가 뒤로 향해 내리우는데 네번 이 동작을 반복한다.

⑧ 각 조는 앞을 향해 걸으면서 팔을 메고펴기를 하며 각각 작은 원을 형성한다. 다시금 자기 원중심을 향해 각 조는 앞으로 걸어들어가면서 두 손에 쥔 벼줌을 우로 향해 올렸다가 내리우는데 이 동작을 네번 반복한 다음 뒤로 물러서며 각 조는 다시 작은 원들을 만든다.

⑨ 몸을 밖으로 향해 서서 벼줌을 왼손에 모아쥐고 허리를 굽혀 벼가을하는 동작을 네번 반복한다.

⑩ 다함께 허리펴고 일어서면서 벼줌을 두 손에 갈라쥐고 오른손은 사선으로 앞을 향해 쳐들고 왼손은 사선으로 뒤로 향해 낮추고 장단에 맞추어 두 팔을 흔들면서 앞을 향해 걸어가며 다같이 한 개의 큰 원을 형성한다.

⑪ 홀수는 두팔을 메고펴기를 하면서 원중심을 향해 걸어들어가고 짝수는 뒤로 돌아 두팔을 메고펴기를 하면서 걸어나가면 두개의 원이 형성되는데 이 동작을 네번 반복한다.

⑫ 앞의 동작의 반복이 끝나면 다시 한 개의 큰 원을 형성하는데 주연자가 원중심을 향해 라선형으로 걸어나가면 기타 배우들이 따라 걸으면서 오른손은 앞을 향해 높이 쳐들고 왼손은 아래로 내린채로 장단에 맞춰 흔들며 주연자를 따라 걸으면서 전체 대오가 하나의 큰 라선형을 이룬다.

⑬ 다시 뒤돌아서 걸으면서 ⑫와 같은 손동작을 하면서 계속 걸으면 라선형대오가 풀려간다.

⑭ 주연자가 중간으로 나가면 잇따라 엇갈아서 한사람 건너씩 건너가면 대오가 "8"자형이 된다.

⑮ 주연자가 계속하여 갈"지(之)"형으로 걸으면 기타 배우들도 뒤따라 걸으면서 같이 두팔을 메고펴기를 한다. 앞을 향해 계속 걸으면 다시금 원을 형성하면서 빙빙 돌아간다.

⑯ 이때 홀수배우들은 원중심을 향해 두팔을 메고펴기를 할 때 "갑", "을" 두 배우가 원중심에 걸어들어가 두무릎을 꿇고 마주 엎디면 주연자가 딛고 올라서고 나머지 배우들은 둘러서면서 두팔을 주연자의 어깨잡고 머리숙여 기댄다(벼낟가리모양). 이때 밖의 짝수배우들이 계속하여 빙빙 돌면서 두팔을 메고펴기를 한다.

이와 같이 "벼짚춤"은 계속 노래를 반복하면서 추는 춤이였는데 그때 당시 조선이민들이 만주북방에 와서 처음으로 벼농사를 개척하면서 수확한 벼를 보호하고 생활의 영위를 위해 추던 춤으로서 그때의 생활을 직접 겪었던 필자의 어머니 류동선씨에 의해 전수, 정리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