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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의 가성비

2021-12-07 16:59:00     责编:김룡     来源:央广网

 

글 궁금이 · 방송 리국호

     지금도 첫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의 생각을 하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솔직히 오타가 너무 많았습니다.”

    오죽했으면 담당 편집인이 후날에 나에게 했던 말이다. 물론 처음 출판사에 넘기는 원고라 나도 세번은 훑어보고 보냈다. 원래 지난 원고는 책이 나온 다음에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한 심상의 소유자이지만 그때는 무려 세번이나 확인하고 넘겼다. 그럼에도 오타 투성이였다. 후에 다시 원본을 들여다보며 그걸 재확인했다. 

    지금은 전보다 적어도 2겹의 엄격한 거름막 장치가 있어서 눈에 띄게 개선되였지만 그래도 위챗이 나간 다음에 간혹 오타 지적을 받는다. 아무리 깊숙히 숨어있는 오타일지라도 구독자들은 묘하게 찾아내서는 휴대폰 화면을 캡처해 보내온다. 오타가 있구나 하면서 그냥 넘어갈 법도 한데 성의껏 화면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고맙기만 하다. 위챗의 하단에 몇월몇일에 수정했다는 문구가 뜨는 게 보기 좋지는 않지만 틀리면 고치는 게 바른 자세이고 그 뒤로 읽은 구독자들에 대한 례의이기도 하다.

    사람은 의지할 데가 있으면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다. 내 뒤에도 심열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알아서 고쳐주겠지 라는 어떻게 보면 리기적인 의탁심리를 갖는다. 앞에서 완벽하게 막아주면 뒤 사람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은 적게 한다. 심지어 그걸 찾아내여 고치라고 그 역할이 있는 게 아니냐며 당연하게 여기기까지 한다. 마치도 내가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환경미화원이 할 일이 없어진다고 걱정하듯이 말이다. 

    어떤 풍경구에 가면 가파른 계단으로 산을 톺는데 그 와중에 흔들흔들 가마에 앉아서 올라가는 관광객이 종종 보인다. 맨 몸으로 오르기에도 숨이 턱에 닿는데 두명이서 한 사람을 태우고 올라가는 걸 보면 내가 다 관절이 아파나는 느낌이다. 특히 아래쪽에서 가마를 멘 사람이 받는 중력은 가히 상상이 간다. 우연하게도 보통 가마에 올라탄 사람들의 체중도 본의 아니게 만만치 않다. 괜히 나만 착한 척 하며 빠져나가겠다는 게 아니고 정말 옆에서 보기가 그렇거니와 계단길에서 흔들거리는 가마에 시름놓고 몸을 맡기는 용기도 대단하다. 그게 뒤집어지면서 땅에 떨어지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존재에는 합리성이 있고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일에는 도라는 게 있는 법이다. 음주운전 검사는 보통 저녁 늦은 시간에 한다. 그런데 가끔은 아침 시간에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출근길의 녀성운전자와 교통경찰 사이에 오고가는 이런 대화 장면을 틱톡에서 봤다.

 

    “불어주세요.”

    “지금 도로가 이렇게 막히는 게 안 보여요? 술 안 마셨어요.”

    “말하는 사이에 불었더면 빨리 지나가고 길도 적게 막힐 거 아니예요?”

    “음주측정기가 불결해요.”

    “입을 대지 말고 부시면 됩니다. 협조해 주십시요.”

    “경찰은 왜 서민을 협조 안 해요?”

    “불어주십시요. 1차 경고입니다.”

    “못 불어요. 3차 경고면 어쩔래요?”

    ...

 

    대화가 길어지는데 결국 운전자는 억지로 가려고 페달을 밟았고 나중에 다른 처벌로 이어졌다. 길이 막혀 출근이 늦어지는 운전자의 조급 정서도 리해가 가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중인 경찰도 나무랄 바 없다. 각자 자기의 립장에서 생각하면 둘 다 억울한 상황이다. 경찰의 립장에서는 안 마셨다고 입으로만 우기는데 음주 운전자가 무슨 술을 마셨다고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냐고 답답해할 수 있고 운전자의 립장에서는 그러잖아도 막히는 이 시간에 기어코 차마다 세워놓고 확인을 해야겠냐고 짜증이 날 수 있다.

 

    원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이다. 오죽했으면 자연인들은 전기도 수도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서 혼자 살가. 자기 밸이 꼬이는 대로 살려면 아무도 없는 무인도나 깊은 산속이 적격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 세상이 정해놓은 이런저런 규제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말 못하는 어린애라면 울어제치기만 하면 엄마가 알아서 해결해주겠지만 그것도 어느 나이선까지만 봐준다. 그렇다면 다 큰 어른이 생떼질을 썼을 때에 대비해 이 세상은 그에 걸맞는 틀을 만들어줘야만 한다. 그 틀에서 내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게 대부분 사람들이 편해지는 길이다.

 

    협조는 작은 원가로 큰 효과를 도출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다. 어떤 때는 자존심을 때로는 고집을 어떤 때는 울화를 때로는 모난 성격을 조금만 다스려주면 일이 생각외로 쉬워진다. 급해죽겠는데 사사건건 계산하면서 살 수 는 없지만 두루 통하는 해법의 공통분모가 있기는 하다.

 

    내가 너라고 생각하면 된다.

 

 

궁금이

youshengxiangban@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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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의 가성비

지금도 첫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의 생각을 하면 얼굴이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