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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약속 더불어 사는 삶

2021-06-19 17:04:22     责编:박운     来源:央广网

글 일송이 · 방송 구서림

 

 

    

    오늘부터 아들애가 기말시험을 본다고 한다. 오늘 어문시험을 보고, 래일 수학과 영어시험을 보면 소학교 과정을 마감한다. 방금 소학교에 진학한 것 같은데 벌써 6년이 지났다. 아들애도 6년 전의 꼬맹이에서 165센치의 름름한 청소년으로 성장해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심풀이로 놀리면 정색하여 반응하던 것이 이제는 바로 알아차리고 아예 무시한다. 

 

    그 또래의 많은 애들과 마찬가지로 아들애도 독자이다. 직장 생활 초기에는 정책이 없어 못 낳았고 훗날 둘째를 낳아도 된다고 할 때에는 이 나이에 또 무슨 고생을 하려고 낳겠나 하고 미루다보니 아들애는 평생 친동생은 없을 것 같다. 홀로 크다 보니 우리 가정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은 좋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외로운 부분은 있었는가 싶다. 물론 단순히 외로움만이 아니라 일종의 호기심도 있었겠지만 아들애는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더니 작은 동물을 키우겠다고 하였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번거롭기도 하지만 집사람이 절대 반대하여 키우지 못하고 처음 선택한 것이 금붕어였다. 그러나 금붕어는 모두 얼마 가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그 후에 거북이를 키웠는데 거북이도 오래 키우지는 못했다. 이렇게 작은 동물을 몇가지 키웠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병아리이다. 키우던 병아리가 죽으니 아들애가 슬피슬피 울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소학교 4학년부터 이런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은 것 같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이패드나 핸드폰이다. 아이패드 같은 것은 물론 그 전부터 보아왔지만 무선 인터넷을 련결하여 절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며 시간을 보낸 것은 대략 이때 즈음이 된 것 같다. 

 

    물질의 풍요라는 측면에서는 비교적 충분한 만족을 받았으나 홀로 독방에서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하여 여가 시간을 보내며 애완동물도 어항이나 박스와 같은 격리된 공간에 넣고 키우며 생활해온 아들애의 유년이 나의 유년과 비교하였을 때 어느 것이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물론 아들애가 여가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낸 것은 아니다. 수영도 하고, 롱구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나름 다채로웠다. 하지만 이런 대부분의 과외활동은 우리가 어릴 적처럼 열린 공간에서 친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학원이라는 교육기관에서 진행되였다. 싸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적인 선생을 청하여 철저히 통제되여 안전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서 나름의 과외시간을 보낸 것이다. '온실 속의 화초'란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나의 아들애도 '온실 속의 화초'로 커온 것이 확실하다. 

 

    여러 형제가 하나의 공간에서 생활해오며 서로 싸우기도 하고 관심해 주기도 하고, 제한된 기회와 자원을 차지하고자 부모님에게 칭얼대기도 하던 그런 경험을 아들애는 전혀 해보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며 커왔다.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며 또 자신을 위하여 존재해왔었다. 그리고 자신이 필요성을 느끼기 전에 주변에서 이 단계에서는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준비를 해주었었다.

 

    최근년간 대학생들 사이에는 우울증 등 심리적 질병을 앓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부모님의 과보호 아래 독실에서 인터넷을 동무하여 생활해오던 젊은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6~8명이 함께 부대끼며 생활하고 또 모든 것을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니 갑자기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또래 친구들이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말다툼이라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화해하는 방법을 모른다. 여러 형제가 함께 성장한 사람들은 늘 티격태격 다투며 커오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며 리해하고 포용하고 화해하는 것이 몸에 배여 있으나 독자로 커온 친구들은 이런 경험이 적다. 하여 일부 사람들은 부부가 아이 앞에서 가끔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애가 싸운 이후에도 저렇게 다시 잘 보낼 수 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앞으로의 사회적응에 좋다고 한다. 

 

    오늘날 대학생들 사이에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또 하나의 원인은 대학은 우수한 친구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어릴 적부터 칭찬 속에서 커오던 친구들이 대학에 와서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외독자로서 부모님을 비롯한 가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나름 동년배들의 선두에서 달리며 칭찬만을 받아오던 친구들일수록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이런 학생일수록 평상시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실련이라든가 어느 학과목의 불합격 등 예상 외의 상황에 맞닥뜨리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도 용기이다. 자신의 꿈이나 주변의 기대치와 멀어지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확한 현실적 판단을 진행하며 그에 기초하여 다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서는 자신과 화해를 하여 꿈을 적당히 조정하여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모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주변의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이다. 오랜 시간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성공한 영웅이 되기를 강조해왔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공하고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평범한 사람의 가치와 의의를 발굴하여 젊은이들에게 평범한 일터에서 노력하는 즐거운 사람이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어릴 적의 꿈이나 가족의 기대치와 화해하여 평범한 일상의 즐거움을 향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될 '온실 속의 화초'로 커온 아들애를 보면서 세상과 더불어 사는 유연한 사람이 되도록 인도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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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약속 더불어 사는 삶

오늘부터 아들애가 기말시험을 본다고 한다.